중3 때 여 100m 한국新… 정순남씨 별세
중학교 3학년 때 여자 육상 100m 한국 신기록을 거듭 새로 쓴 정순남(75) 전 전남도청 코치가 16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정 전 코치는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달리기로 두각을 나타냈다. 국민학교 6학년 때 전남도내국민학교 대항 나주 대표로 출전, 100m 우승을 일궜다. 가난했던 집안 형편에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려 했는데, 재능을 알아본 광주 조대부중이 장학생을 제안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중학교 1학년이었던 1964년 도쿄올림픽 선발대회에서 200m 3위, 100m 4위에 올랐다. 100m에서는 매년 1초씩 기록을 단축하더니 중3 때였던 1966년 6월 제20회 전국남녀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자 100m에서 12초4를 뛰며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12초5였다. 그리고 3개월 뒤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12초3을 기록하며 다시 새 역사를 썼다. 학창 시절 “너무 잘 뛰면 선배들 체면이 말이 아니니 좀 살살해 달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동생 정순화씨와 함께 ‘한국 최초 자매 국가대표 육상 선수’로도 이름을 알렸다. 정순화씨는 400m와 800m에서 활약, 1968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정 전 코치는 1971년 은퇴했다. 선수 시절 받은 메달만 109개에 달했다. 이후 전남도청과 조선대 육상 코치, 대한체육회 이사를 지냈다. 유족은 남편 김병기(전 라이온스클럽 국제이사)씨, 자녀 경란·경희(변호사)·경하(법원행정관)씨, 동생 정병선(조선일보 편집국 전문기자), 사위 박광용(법원행정관)·김성진(친절정화 상무)씨, 며느리 오수연(치과의사)씨 등이 있다. 빈소는 광주 금호장례식장, 발인은 19일 오전 7시. (062)22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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