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폭풍 성장… 킬패스로 밀집 수비 흔든다
“이강인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 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강인은 점점 더 책임감을 가지면서 성숙해지고 있다. 자신이 잘하는 드리블과 패스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헌신하고 있다.” 16일 싱가포르와 벌인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을 5대0 대승으로 마무리한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렇게 말하면서 싱글벙글했다.
이날 싱가포르전은 이강인이 시작하고 끝을 맺은 경기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었다. 전반 막판까지 싱가포르 밀집 수비에 고전하던 한국은 전반 44분 이강인이 ‘택배 크로스’로 대량 득점 물꼬를 텄다. 이강인이 페널티 지역 바깥 오른쪽에서 수비진을 가르며 찍어 올린 공은 두 겹 싱가포르 수비를 넘어 뒤에서 파고든 조규성(25·미트윌란) 앞에 정확하게 배달됐고, 조규성은 왼발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23분엔 이강인의 감각적인 뒤꿈치 패스를 받은 설영우(25·울산)가 반칙을 얻어내 황의조(31·노리치시티)가 이를 페널티킥 골로 연결했다. 이강인은 후반 40분에는 정확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이날 피날레를 장식했다. 지난달 튀니지전(2골)과 베트남전(1골1도움)에 이은 A매치 3경기 연속 득점.
오프사이드 오심으로 득점이 취소되긴 했지만 전반 23분 이재성(31·마인츠)이 골망을 갈랐을 때도 시작은 그의 왼발 크로스였고, 전반 29분 골키퍼 선방에 걸린 이재성의 멋진 헤더 슛도 그의 기습적인 오른발 크로스가 수비진을 뚫어낸 결과였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이강인이 전광판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는 최근 여성 팬들을 몰고 다니고 있다.
이강인은 1년 전만 해도 벤투호 교체 멤버였다. 파울루 벤투(54·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서 카타르월드컵 이전까지 중용받지 못하다가 본선 무대에 가서야 존재감을 드러냈다.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 투입돼 조규성 헤더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한국 월드컵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이강인은 지난 3월 클린스만 감독 부임과 함께 대표팀 주전을 꿰차고 지난 여름엔 프랑스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 세계적인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25·프랑스) 등과 호흡을 맞추면서 한 단계 더 올라섰다. 지난달 25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C밀란전에서 PSG 데뷔골을 뽑아낸 것을 시작으로 프랑스 리그1(정규리그) 경기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결정적인 패스 한 방으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이강인의 가치는 앞으로 아시아 팀을 계속 만나야 하는 클린스만호에서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과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맞붙는 상대들은 한국을 맞아 수비 일변도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강인이 이번 싱가포르전처럼 자로 잰 듯한 크로스와 과감한 일대일 돌파로 여러 차례 결정적 기회를 만들어 밀집 수비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점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클린스만은 “수비적으로 나오는 팀을 상대할 때는 창의성이 필요하다”며 “이강인이 그런 역할을 할 줄 안다”고 평가했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순조롭게 출발한 한국(1승·골득실 +5)은 21일 오후 9시 중국 선전에서 C조 원정 2차전을 치른다. 중국(1승·+1)은 16일 태국을 2대1로 꺾고 한국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과 중국 특유의 거친 플레이가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국과 8강전에서 여유 있는 플레이로 2대0 승리를 도운 이강인이 이번에도 공격을 이끌 전망. 이강인은 “훈련을 하고 경기를 치를 때마다 더 좋은 선수가 되려고 노력한다”며 “중국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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