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마무리는 대사? 사건과 행동으로 끝내야
신정선 기자 2023. 11. 18. 03:02
이야기 수업
육상효 지음 | 알렙 | 416쪽 | 1만9500원
어린 시절 TV ‘명화극장’에서 본 미국 영화는 감동적이었는데, 왜 한국 영화는 공허했을까. 이야기의 방법론에 차이가 있었다는 걸 영화감독 육상효(‘장미빛 인생’ ‘축제’)는 나중에야 깨달았다. 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교수로 스토리텔링을 가르치는 육 감독은 이 책에서 시나리오 작법을 수업하듯 찬찬히 들려준다. ‘노팅힐’ ‘이터널 선샤인’ 등 친숙한 영화가 사례로 나와 이해하기 쉽다.
공감을 끌어낼 캐릭터를 쓰려면 사소한 상황에서 인물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여주면 된다. ‘굿 윌 헌팅’의 주인공 윌 헌팅이 좋은 예다. 윌은 초반부 어떤 인간과도 진정한 관계를 맺지 않으려 한다. 이런 면모를 부각하려면 윌이 옆에서 시끄럽게 구는 남자를 한 대 치는 장면을 넣어준다. 영화의 끝은 절대 대사로 마무리하지 말라고 육 감독은 조언한다. 계몽적 설교가 되기 쉽기 때문. 사건이나 행동으로 끝나야 극장을 나가는 관객의 가슴에서 의미가 되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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