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의 고향이 포르투라고?
원작자 자취 따라 소설 여행
입장료를 내고, 길게 줄까지 서야 하는 서점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곧잘 불리는 곳. ‘렐루 서점’이다. 오전 9시에 문을 여는데, 아침 일찍 가도 이미 수십 명이 대기 줄을 이루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해리 포터’ 때문이다. 1881년 문을 연 작은 2층짜리 서점이 포르투의 대표적 관광 명소가 된 이유. 영국 소설가 조앤 K. 롤링은 무명 시절 포르투에서 영어 강사로 3년간 지냈는데, 그 무렵 찾던 이 서점에서 ‘해리포터’ 줄거리의 강렬한 영감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다. 서점 중앙, 천장의 스테인드글라스로 향하는 고풍스러운 나선형 계단은 소설 속 ‘호그와트 마법 학교’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 계단처럼 보이지만 목재가 아닌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졌다는 점은 의외다.
이토록 인구 밀도 높은 서점은 처음이었다. 개업 초기 서점 직원들은 성업을 기원하는 행운의 부적처럼 이곳 책장 밑에 복권을 몇 장 붙여 놨다고 한다. 염원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관광객이 몰려 영업 차질까지 빚어지자 입장료와 온라인 예약제를 도입한 것이다. 입장료는 8유로. 다만 책을 사면 입장료만큼을 제해준다. 줄을 안 서도 되고 책도 한 권 주는 프리패스 티켓은 15.9유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초판 사인본 등의 고서, 렐루 서점 특별판도 방문의 재미 중 하나다. ‘해리 포터’ 주인공 의상과 흡사한 교복을 입은 근처 포르투대학 학생들도 서점 인근에서 종종 마주칠 수 있다.
도보 10분 거리에 역시 조앤 K. 롤링이 들러 집필하곤 했다는 ‘마제스틱 카페’가 있다. 1921년 들어선 카페답게 빛바랜 금빛 장식과 샹들리에 사이로 피아노 선율이 흘러 다닌다. 한국말도 자주 들렸다. 이야기가 있는 곳에 발길이 몰리는 법이라는 오랜 명제를 증명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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