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역사와 문학, 신화가 건네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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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수스의 동화 '호튼이 알을 품다'에서 코끼리는 휴가 동안 알을 품어 달라는 새의 부탁을 받는다.
그러나 새는 돌아오지 않는다.
코끼리는 구경거리가 되어도 알을 품었다.
그렇게 알에서 나온 새끼는 귀와 꼬리, 코가 코끼리를 닮은 코끼리 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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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현대인에게 전하는 위로를 담고 있다.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석좌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는 역사와 문학, 신화 등을 소개하며 인간의 상처를 짚어나간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 약 7년간 동아일보에 ‘스토리와 치유’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연재한 글 중 136편을 추렸다.
예술에 내재된 상처와 예술가들이 건네는 위로도 확인할 수 있다. ‘노란 고무신’은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자인 한국계 러시아 작가 아나톨리 김의 이야기다. 유년 시절 가난했던 그는 아버지가 사준 노란 고무신을 잃어버린다. 목이 말라 신발을 강가에 벗어놓은 채 강에 들어가 물을 마신 뒤 그대로 집에 온 것. 이상한 옹기쟁이 노인이 신발을 가져갔단 말을 들은 그는 노인을 찾아간다. 소문과 달리, 노인은 고무신을 건네며 그를 집까지 바래다준 다정한 동포였다. 인간의 선량함에 대한 믿음이 그에게 싹트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라고 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상처의 고통과 치유의 절박함만큼 중요한 개념은 없다”며 “사랑보다는 미움이, 용서보다는 복수가, 공감보다는 냉소가 기승을 부리는 시대이기에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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