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사와 재판에 벌써 7년…이재용 회장 사법 족쇄 풀어줘야

2023. 11. 18.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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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사건에 대한 법원의 1심 재판이 어제 종결됐다.

2020년 9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기소 후 3년2개월여, 2018년 12월 검찰 강제수사 착수로부터 약 5년 만이다.

이 회장이 2020년 6월 기소 여부에 관해 외부 전문가들의 판단을 받겠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하자 검찰은 이틀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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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사건에 대한 법원의 1심 재판이 어제 종결됐다. 2020년 9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기소 후 3년2개월여, 2018년 12월 검찰 강제수사 착수로부터 약 5년 만이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이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했다며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합병이 두 회사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다른 주주에게 피해를 주거나 속이려는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애초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따른 재판이었다. 이 회장이 2020년 6월 기소 여부에 관해 외부 전문가들의 판단을 받겠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하자 검찰은 이틀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같은 달 26일 열린 대검찰청 수사심의위는 9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검찰에 권고했다. 당시 심의위원 상당수가 이 회장에게 적용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법원과 외부 전문가들이 수사에 잇따라 제동을 걸었는데도 검찰은 이를 무시하고 기소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당시 수사팀장이었다.

불구속 상태도 잠시였다. 이 회장은 2021년 1월 별도로 진행된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가 그해 8월 가석방으로 출소했고, 2022년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 및 복권이 이뤄졌다.

이 회장이 사법적 족쇄에서 벗어날지는 1심 선고에 달려 있다. 수사 기록이 19만 페이지, 증거 목록만 책 네 권에 달하는 만큼 이르면 내년 1~2월께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검찰이 불복해 항소하면 이 회장은 다시 재판받아야 할 처지가 된다. 106회에 걸쳐 열린 1심 공판에 이 회장은 95회나 출석했다. 재판 준비 등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은 불가능했다.

국정농단 사건을 포함하면 이 회장은 2016년 말부터 7년간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에 대한 장기간의 재판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미 관련 사안으로 옥고를 치르고 사면까지 받은 이 회장을 더 이상 법정에 묶어놓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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