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타고 인천공항까지 간다

문희철.최모란 2023. 11. 18.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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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17일 서울-인천 교통현안 해결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뉴스1]
서울시가 2024년 선보일 예정인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 시스템에 인천시도 동참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은 17일 ‘서울-인천 교통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후동행카드는 월 6만5000원짜리 교통카드를 사면 서울 지하철·시내버스·마을버스·공공자전거(따릉이)를 월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이다. 서울시는 지난 9월 기자설명회를 통해 2024년 1월~5월 기후동행카드를 시범 운영하고 같은 해 하반기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엔 경기도·인천시 등 인근 자치단체가 동참하지 않았다. 경기도는 유감을 표명했고, 인천시도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일방적인 발표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후 서울시·인천시·경기도는 3자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수도권 교통 문제를 논의했다. 3개 시·도가 기후동행카드 등 수도권에 공동 적용되는 교통권 출시를 논의한 결과, 인천시가 기후동행카드 사업에 동참하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인천시는 당장 내년 초 시행하는 시범사업 기간에 광역버스부터 기후동행카드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후 다른 교통수단까지 단계적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 시기·방법은 수도권 교통기관 실무협의회를 통해 협의 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대중교통은 지하철·버스 등 방대한 기반시설을 갖춰 인근 지역에 미치는 파급력이 높다”라며 “기후동행카드를 쓰면 수도권 생활권이 더 밀접하게 연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주민 숙원을 해결하는 게 당연하고, 좋은 정책·시책은 공유하는 것이 좋다. 수도권 교통 문제를 주민 편의 차원에서 수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인천시가 동참하기로 함에 따라 서울~인천 지역 도시철도 환경도 달라진다. 인천시는 철도 기반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많은 시민이 출·퇴근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인천시는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서울도시철도 9호선과 인천국제공항철도 직결 운행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9호선은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강서구 개화역까지 운행한다. 그런데 이 중 4대(편도 33편) 열차는 앞으로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를 통해 인천국제공항까지 달린다. 현재 인천공항2터미널에서 서울역까지 운행하고 있는 공항철도 역시 향후 4대(편도 33편)를 인천공항에서 9호선 철로를 타고 중앙보훈병원역까지 갈 예정이다. 이르면 2027년 안팎부터 운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서울시 전망이다.

지금까지 답보상태였던 9호선·공항철도 직결 열차 운행에 양측이 합의한 건 운영비·사업비 등 비용 측면에서 서울시가 크게 양보하면서다. 서울시는 직결 열차 운행에 필요한 9호선 구간 열차 운행비용과 전동차 구매비를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 철로 직결 사업비 중에서 시스템 호환 시설비는 서울시와 인천시가 각각 절반씩 부담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천시와 함께 교통 현안 해결 위한 업무 협약 체결하면서, (오늘은) 수도권 교통역사의 새 획을 긋는 의미 있는 날 될 것”이라며 “경기도의 적극적인 참여도 부탁한다”고 말했다.

문희철·최모란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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