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민의 ‘색다른 식탁’] 또띠야에 멕시코식 강된장 한 스푼…‘타코 쌈’에 혀가 춤추네
이선민의 ‘색다른 식탁’
논현동에 위치한 ‘타코로 쌈바(사진1)’에서는 이 둘의 경계를 허무는 타코 쌈(사진2)을 낸다. 큰 나무 쟁반 안에 소고기·돼지고기·곱창·새우 등을 담고, 그 주변으로 과카몰리 등 아보카도로 만든 퓨레와 다양한 소스·살사를 담았다. 언뜻 보면, 고기집 테이블에 차려진 한상차림 같다.
타코로 쌈바의 이경호 셰프가 ‘강된장’이라 부르는 건 칠리 콘 카르네라는 소고기 스튜의 한 종류인데, 이걸 만들면서부터 이 식당이 시작됐다. 고기 맛은 진하지만 수분이 적기 때문에 밥에 비벼 먹으면 좋을 만한 음식이라 강된장과 연관 지었다고 한다. 멕시코 현지 맛이라기보다 미국에서 발전한 멕시칸 문화를 통칭하는 텍스멕스(Tex-Mex) 스타일을 표방한 것인데, 사용하는 향신료 양을 조절해 한국인이 먹어도 친숙하다.
타코로 쌈바에서 선보이는 ‘타코 한상’은 이 셰프가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청담동 레스토랑 ‘시고로’의 인기 메뉴였다. 말하자면 시고로의 인기 메뉴를 따로 빼서 하나의 식당으로 만든 건데, 이 셰프는 앞으로도 인기 메뉴를 따로 독립시킨 식당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클램피자나 스페인식 볶음밥 빠에야, 혹은 다양한 향신료를 더한 소스를 듬뿍 묻힌 고기 바비큐 또한 고려대상이다.
“중동 음식이든 지중해 음식이든, 유럽이든 미국이든, 도심을 벗어나 시골로 가는 길에서 찾은 식당의 느낌은 뭔가 공통적으로 편안하다. 특히 여러 명이 쉽게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좋아해서 이런 종류의 음식들을 주로 고민하게 된다.”
복잡한 도심을 조금이라도 벗어난 느낌을 주고, 멕시코 하면 연상되는 강렬한 태양빛 느낌을 이어 가기 위해 식당 내부는 노랑·주황·빨강 등으로 꾸몄다. “개구쟁이 같이 쾌활한 색을 사용해서 들어오자마자 바로 뭔가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샘솟는 공간으로 꾸키고 싶었다”는 게 이 셰프의 설명이다. 타코로 쌈바라는 이름 덕분에, 춤 장르인 삼바까지 떠오르면서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선민 식음·여행 전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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