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고려 거란 전쟁'·'개그콘서트', 시청률로 응답할까 [TF초점]
지난 주말 '고려 거란 전쟁'·'개그콘서트' 동시 출격
기대와 우려…프로그램이 응답할 차례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대하드라마가 돌아오고 개그프로그램이 부활했다. KBS가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며 야심 차게 '고려 거란 전쟁'과 '개그콘서트'를 내놓은 가운데, 시청자들이 이에 응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KBS가 오랜 기간 간판으로 활약했던 두 프로그램을 다시 한번 전면에 내세웠다.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이 11일부터 1, 2회 방송됐으며, 코미디프로그램 '개그콘서트'는 12일 공개됐다.
앞서 KBS는 두 프로그램의 편성을 알리며 "정통사극과 공개 코미디에 목말라 있던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지상파에서 사라진 정통 사극과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이으며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해 가겠다"고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제작비만 270억 투입 '고려 거란 전쟁'
먼저 '고려 거란 전쟁'의 출발은 나쁘지 않다. 1화 5.5%로 시작해 2화에서는 6.8%로 소폭 상승하며 순조로운 첫 주 시청률을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당대 최강국인 거란제국과 26년간 전쟁을 통해 찬란한 번영의 꽃을 피운 고려의 역사를 깊숙하게 다룰 예정이다.
KBS가 공영방송 50주년을 맞아 대하사극의 부활을 걸고 특별기획한 '고려 거란 전쟁'이다. 이에 제작비만 무려 270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수종이 10년 만에 대하드라마 귀환을 알리며 제작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받았다.
오랜만에 등장한 대하드라마인 만큼 정통 사극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유의 정서에 기대가 모였다. 그중 전쟁 장면은 단연 관전 포인트다. '고려 거란 전쟁'은 귀주대첩, 삼수채 전투, 흥화진 전투 등 고려와 거란 전쟁 역사에서 대표되는 전투신이 펼쳐질 예정이다.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고증' 역시 주목할 부분이었다. 제작진은 일찌감치 "고증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고려 거란 전쟁'은 티저부터 고증으로 화제를 모았다. 거란족의 복식까지 철저한 고증을 마친 모습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몽골까지 직접 찾아가 현지 교수와 고고학연구소로부터 자문을 받았다. 거란족 갑옷과 투구, 의상 등의 제작 역시 몽골 현지에서 직접 이뤄졌다.
방송 관계자들은 '고려 거란 전쟁'의 시청률이 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 중인 MBC 사극 '연인'이 종영까지 2회만 남겨놓고 있기 때문에 '고려 거란 전쟁'으로 유입될 시청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물론 우려도 있다. KBS 대하사극은 그동안 다소 올드한 연출로 젊은 세대까지 사로잡지는 못했다. 가장 최근에 방송된 KBS1 '태종 이방원'이 세련된 영상미와 전투신을 보여주긴 했지만, 올드하다는 평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다.
또한 앞서 '태종 이방원'은 '말 학대 논란'으로 5년 만에 부활한 KBS 대하사극에 '옥에 티'를 남긴 바 있다. 이에 총 32부작을 기획된 '고려 거란 전쟁'이 긴 호흡을 별 탈 없이 끌고 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과연 '고려 거란 전쟁'이 KBS가 거는 기대와 제작진의 노력에 힘입어 대하사극의 명맥을 이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3년 만에 부활한 '개그콘서트'
지상파의 대표 공개 코미디인 '개그콘서트'는 1234일, 무려 3년 반 만에 부활했다.
1999년 9월 4일 첫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수많은 스타들과 유행어를 배출했으며, 21년 동안 시청자들의 일요일 밤을 책임졌다. 그러나 오랜 기간 침체를 겪었고 결국 지난 2020년 6월 26일 방송된 105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다만 KBS는 종영이 아닌 휴지기라고 강조했다.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의 변화 그리고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등 여러 이유로 새로운 변신을 위해 재정비의 시간을 갖겠다는 이유였다.
돌아온 '개그콘서트'는 12일 첫 방송에서 4.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휴지기 전 2~3%에 머물렀던 시청률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그만큼 오랜만에 보는 모습은 반가움을 안겼고, 유튜브에서 활약 중인 코미디언들까지 총출동해 웃음을 안겼다. 신구 조화도 돋보였다. 신인 코미디언들의 무대가 줄어들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시기였기에 이들의 출연만으로도 의미를 더했다.
그러나 첫 방송 만에 여러 지적과 함께 우려가 뒤따랐다. 새롭게 돌아온 '개그콘서트'가 새롭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개그 프로그램이 침체됐던 고질적인 이유를 전혀 타파하지 못한 모양새다.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하 개그도 그대로 답습했다.
필리핀 며느리의 어눌한 말투는 물론이고, 여성의 덩치와 식욕, 외모 비하 등을 웃음의 소재로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나영희가 연기한 시어머니 캐릭터 역시 색다른 재미는 찾아볼 수도 없는 가운데, 제노포빅(외국인 혐오)만 남았다.
예전에 하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포맷이거나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를 역으로 따라가는 코너들까지 더해지니 신선함을 다소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물론 아직 첫 방송일 뿐이다. 공개 코미디가 좋은 점은 언제든지 관객과 시청자와 쌍방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개그콘서트'를 향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크다는 건 1회 시청률로 이미 증명됐다. 앞으로는 '개그콘서트'가 그 믿음에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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