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줄이고 빼고 바꾸는 꼼수 인상… ‘두더지 잡기’ 식이 통하겠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불리는 편법 가격 인상에 대해 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제품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꼼수를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꼼수가 결국 정부의 인위적 가격 통제의 부작용이란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정부가 가격 동향을 확인하고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등 밀착 관리하자 기업들은 편법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업들은 가격을 직접적으로 올리는 대신에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편법을 쓰고 있다. 한 봉지에 5개 있던 핫도그가 언제부턴가 4개밖에 없고, 참치 통조림 용량이 100g에서 90g으로 슬쩍 줄어드는 식이다. 가격과 용량은 그대로 두되 값싼 재료로 대체해 품질을 떨어뜨리는 ‘스킴플레이션’도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이 교묘한 눈속임 인상에 속지 않도록 단속과 감시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같은 꼼수가 결국 정부의 인위적 가격 통제의 부작용이란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이달 초 정부는 각 부처 차관을 ‘물가 안정 책임관’으로 삼고, ‘빵 과장’ ‘라면 사무관’ 등을 두는 식으로 품목별 담당자도 지정했다. 정부가 가격 동향을 확인하고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등 밀착 관리하자 기업들은 편법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관리감독이 느슨해지면 억눌린 가격이 한꺼번에 뛰는 현상도 나올 수 있다.
물가와의 전쟁은 생각보다 장기전이 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물가 상승률을 3.6%로, 내년은 2.4%로 제시하며 종전 전망보다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고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하고, 섣부른 통화정책 완화를 지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길어지는 물가와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는 기업을 압박하는 부차적 대응보다는 통화정책을 통한 정공법이 필요하다.
불과 1년 5개월 전 9%를 넘었던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3%대 초반으로 꺾이는 극적 반전을 보인 것은 결국 돈줄을 조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미국의 통화량은 5.3% 줄었다. 반면 한국은 통화 긴축을 표방하고도 같은 기간 통화량이 오히려 5.1% 늘었다. 경기 침체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통화량을 줄여 나가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가격이 오른 품목을 쫓아다니며 단속하는 ‘두더지 잡기’ 식 대증요법을 넘어선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자정부’가 멈췄다… 민원서류 발급 올스톱
- “韓日, 수소 등 차세대 에너지 공급망 공동구축”
- 與혁신위 “대통령실 참모도 전략공천 없다”
- “불수능”… 서울지역 의대 합격선 최대 5점 하락할 듯
- 대구 간 한동훈 “대구 시민 깊이 존경… 총선은 국민 삶에 중요”
- 野 ‘험지출마’ 내홍… 비명 “李 희생해야” 친명 “당 싫으면 나가라”
- 채소랑 과일 같은 음식보다 육류를 많이 드신다구요?
- [단독]서울대 ‘고급영어’ 수강 신입생 5년새 15% 뚝… “수능 절대평가에 상위권 영어실력 저하
- 수술 2회-항암 치료 24회 견디고 대장암-간 전이 모두 완치[병을 이겨내는 사람들]
- [횡설수설/장택동]현실성도 없고 지켜지지도 않는 ‘김영란법 식사비’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