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왼손 에이스 계보 잇는' 이의리 "국제대회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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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21·KIA 타이거즈)는 경기 초반 크게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일본과의 경기에서 이의리가 6이닝(6피안타 3볼넷 2실점)을 책임진 덕에 한국은 패하긴 했지만, 불펜진을 아껴 대만전에 총력전을 펼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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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이의리(21·KIA 타이거즈)는 경기 초반 크게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일본과의 경기에서 이의리가 6이닝(6피안타 3볼넷 2실점)을 책임진 덕에 한국은 패하긴 했지만, 불펜진을 아껴 대만전에 총력전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17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APBC 2023 예선 2차전에서 일본에 1-2로 패했다.
패전 투수가 되긴 했지만, 이의리는 제 몫을 했다.
이날 이의리는 1회말 선두 타자 오카바야시 유키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오카바야시가 도루를 시도하다가 횡사해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2∼4번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만루에 몰린 뒤에는 사토 데루아키를 삼진, 만나미 주세이를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첫 위기를 넘겼다.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3회에도 마키 슈고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요리하며, 1점과 아웃카운트 2개를 맞바꿨다. 사토는 삼진 처리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만나미에게 던진 직구가 가운데로 몰려, 중월 솔로포를 맞은 장면은 아쉬웠다.
이의리는 6회 2사 후 만난 만나미에게 3볼로 몰렸지만, 이후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연속해서 던지며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 설욕했다.
올해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홈런 4위(25개) 만나미와 이의리가 펼친 자존심 대결은 '한일전의 재미'를 더했다.
경기 뒤 만난 이의리는 "이번 대회 첫 등판이어서 경기 초반에는 많이 긴장했다"며 "위기를 넘기면서 긴장이 풀렸고, 최일언 코치님과 대화하면서 남은 이닝도 잘 풀어나갔다"며 "오늘 재밌게 잘 던진 것 같다. 앞으로 출전할 국제대회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이의리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도미니카공화국(5이닝 4피안타 3실점), 미국(5이닝 5피안타 2실점)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했다.
올해 2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에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쉬움을 겪은 이의리는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 차 이하'로 꾸린 APBC 대표팀에는 승선했고, 일본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이의리는 "오늘 일본 타자들이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잘 설정하고 나왔고, 내 공을 잘 쳤다. 그래도 위기에서 잘 벗어나 대량 실점하지는 않았다"고 안도하며 "국제대회에 계속 출전해 발전하고 싶다"고 했다.
과거 한국야구는 '왼손 에이스'를 내세워 환희의 순간을 맞았다.
구대성을 앞세워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을 땄고, 류현진, 김광현의 역투 속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2009년 WBC 준우승 쾌거의 주역은 봉중근이었다.
최근 한국야구는 도쿄 올림픽 4위, 2023 WBC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한국 국가대표 왼손 에이스 계보를 이을 이의리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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