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 스탠드에 하나..." 김휘집의 상상, 日 최고 마무리 상대로 현실이 됐다 [APBC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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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 스탠드에 한 방을 꽂는 상상을 해봤어요. 거침 없이 해보겠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유격수 김휘집(21)이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마무리 중 하나로 꼽히는 다구치 가즈토(28·야쿠르트 스왈로즈)를 상대로 자신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2루타 하나 나오지 않는 답답한 한국 타선의 갈증을 해결한 것은 대타 김휘집이었다.
김휘집은 한국이 0-2로 뒤진 9회초 1사에서 다구치의 시속 141km 직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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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유격수 김휘집(21)이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마무리 중 하나로 꼽히는 다구치 가즈토(28·야쿠르트 스왈로즈)를 상대로 자신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풀리그 2차전에서 일본에 로 1-2로 패했다.
전날(16일) 호주전에 이어 타선이 아쉬웠다. 일본의 좌완 선발 스미다 지히로(24·세이부 라이온즈)는 단 77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3피안타 1사사구(1몸에 맞는 볼) 7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마음껏 요리했다. 그 탓에 한국 선발 이의리(21·KIA 타이거즈)는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음에도 패전 투수가 됐다.
2루타 하나 나오지 않는 답답한 한국 타선의 갈증을 해결한 것은 대타 김휘집이었다. 김휘집은 한국이 0-2로 뒤진 9회초 1사에서 다구치의 시속 141km 직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그 순간 떠들썩하던 도쿄돔 1루쪽 관중석은 침묵했고, 한국 응원석이 있는 3루쪽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김휘집이 홈런을 친 상대는 올해 NPB에서 50경기 3승 5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으로 최고의 마무리로 거듭난 다구치여서 더욱 일본 팬들의 충격이 컸다.
비록 후속타 불발로 1-2 패로 끝났지만, 이번 대회 유일하게 홈런을 치지 못한 한국에서 나온 속시원한 장타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휘집은 "마무리로 좌완 투수가 나와 나갈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사실 감독님이 대타를 낸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판단인데 믿음을 주신 것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도쿄돔에 울려 퍼진 응원가도 들리지 않을 만큼 집중했다. 김휘집은 "사실 타석에 들어설 때부터 응원가는 들리지 않았다. 들어갈 때부터 생각을 정리하며 집중하고 있었고 정신도 없었다"며 "볼카운트가 3볼 1스트라이크라 치지 않을까도 했는데 카운트가 몰리면 나에게 불리할 거라 생각했다. 투수도 볼넷을 주기 싫을 것이기 때문에 빠른 타이밍을 가져가서 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김휘집은 이번 대표팀에서 내야 백업으로 시작했다. 펀치력은 인정받았지만, 꾸준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고 수비 역시 같은 포지션의 김주원(NC), 김도영(KIA)에 비하면 안정적이지 않았다. 출전도 불확실한 터라 타석에서 어떠한 결과를 내겠다는 목표도 세우기 어려웠다. 그 탓에 6일에서 13일까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도 "도쿄돔 스탠드에 하나 꽂는 상상을 해봤다. 자신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목표가 아닌 상상이라 말했다.
그 상상을 첫 타석만에 이룬 김휘집은 가족들을 먼저 생각했다. 그는 "사실 아버지가 어제(16일)도 그 이야기를 해서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잠깐 해봤다. 또 내가 게임에 나가는 타이밍은 좌완 투수가 올라왔을 때라 생각해서 계속해 선수들 영상을 봤다. 아버지뿐 아니라 가족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이번 패배로 1승 1패가 된 한국은 같은 날 호주에 승리한 대만(1승 1패)과 결승 진출을 놓고 18일 결전을 치른다. 김휘집의 출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하나 더 치고 싶다는 욕심을 조심스레 드러냈다. 김휘집은 "그냥 끝나는 거랑 한 점 내고 끝내는 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내일 대만을 이겨서 결승에서 일본에 한 번 설욕할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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