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출생률 하락 속 기로에 선 지구… ‘이주’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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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구촌은 역사상 유례없는 폭염을 겪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국에선 폭염과 흉작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수백만 명의 이주민이 발생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의 장샤를 섬은 해안 침식과 해수면 상승으로 주민의 삶이 위협받으면서, 4800만 달러의 연방 자금을 들여 지역 전체의 이주를 결정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국가가 아직도 이주민 받기를 꺼리지만, 이는 미래를 생각할 때 편협한 사고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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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 엑소더스/가이아 빈스, 김명주 번역/곰출판/2만2000원
올해 지구촌은 역사상 유례없는 폭염을 겪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전라남도에선 극심한 가뭄으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도서지역에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해수 담수화 선박을 도입했다. 지난 8월 부안에서 열린 세계잼버리는 폭염으로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결국 조기 철수했다.
이주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이미 시작됐다.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가뭄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고 생계도 불투명해진 많은 이가 탈출하고 있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국에선 폭염과 흉작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수백만 명의 이주민이 발생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의 장샤를 섬은 해안 침식과 해수면 상승으로 주민의 삶이 위협받으면서, 4800만 달러의 연방 자금을 들여 지역 전체의 이주를 결정했다. 영국 웨일스의 해안 마을 페어본은 2045년이면 바닷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환경 문제에 더해 많은 국가는 출생률 하락이라는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북미와 유럽은 2050년이면 전통적 은퇴연령인 65세 이상을 넘어선 인구가 3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인구 100명당 노인 부양 비율이 43명이 된다. 멀리 다른 나라의 예를 들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의 출생률 감소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대로 가면 국민연금 고갈은 피할 수 없고, 노인 부양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부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저자는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이주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국가가 아직도 이주민 받기를 꺼리지만, 이는 미래를 생각할 때 편협한 사고라고 지적한다.
책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지구의 온도가 4도 오르면 한국이 속한 중위도의 많은 지역이 1년 중 일부 기간 살 수 없는 곳이 된다. 동토의 땅이었던 시베리아와 스칸디아 반도, 알래스카가 새로운 거주 지역으로 주목받게 되고, 많은 한국 국민이 살기 위해 대규모 이주에 나설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때 다른 국가는 우리 국민을 기꺼이 받아줄까.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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