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바다… 미지의 95%를 찾아 떠나다
자신만의 생존방식 모두 갖고 있어
생물학적으로 안 죽는 ‘홍해파리’
섭씨 40도 수온서 헤엄치는 상어
‘서명 휘파람’ 등 소통하는 돌고래
다양한 동식물 100만종 존재 추정
인간이 탐험한 부분은 5% 불과
“해양 보호도 인류의 책임” 강조
상어가 빛날 때/율리아 슈네처/오공훈 옮김/푸른숲/1만8500원
이탈리아 반도와 마요르카섬을 둘러싼 따뜻한 지중해에는 ‘생물학적으로 죽지 않는’ 조그마한 해파리 무리가 살고 있다. 바로 홍해파리다. 홍해파리는 독특한 생활 주기 덕분에 언제나 젊음을 되찾는 놀라운 생태를 보여준다.
지구 표면은 70퍼센트가 물로 이뤄져 있고, 이 대부분이 바닷물이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3분의 2에 걸쳐 분포할 만큼 넓고, 평균 수심이 4000m에 이를 만큼 아주 깊다. 바다에는 지구에서 가장 큰 생태계가 존재한다. 해양생물들은 지구 표면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광대하고도 혹독한 바닷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생존방식을 갖고 있다.
독일의 신진 해양생물학자인 저자는 상어와 해파리, 돌고래 등 여러 해양생물이 보유한 독특한 생존방식을 소개하고 생명의 신비로움이나 바다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젊은 학자답게 문장이나 문체가 가볍고 경쾌하다.
책에 따르면, 돌고래는 생후 첫 달에 스스로 자기 이름, 소위 ‘서명 휘파람(signature whistle)’을 짓는다. 어린 돌고래는 자신의 서식지에서 다른 돌고래의 휘파람을 모방하고 수정하면서 스스로의 서명 휘파람을 정한다. 일단 한번 휘파람을 만들면 평생 간직하며, 상대방에게 자신을 소개하거나 말을 걸 때 사용한다. 한 과학자의 실험 결과,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예전에 짝짓기한 돌고래의 휘파람 소리를 기억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돌고래는 서명 휘파람을 비롯해 자신들만의 언어로 바닷속 10㎞를 넘나들면서 의사소통을 한다.
돌고래는 흔히 지구에서 지능이 아주 높은 동물 중 하나로 꼽힌다. 돌고래는 체중 대비 뇌의 크기가 동물계에서 인간 다음으로 크다. 돌고래의 뇌는 인간의 뇌에 비해 주름이 두 배 더 많아 표면적이 훨씬 넓다. 돌고래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알아보는 등 스스로를 하나의 개체로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인간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대표적인 동물로 넓은주둥이상어를 꼽는다. 이 상어는 몸길이가 7에 달하지만 1976년에서야 발견됐다. 낮 동안 꽤 깊은 물속에 머물다가 밤에만 수면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볼 기회가 적었다. 1976년부터 2018년까지 이 상어를 목격한 사례는 117건에 불과했다.
책은 이밖에도 해양생물의 유전이나 인지와 착시, 진화 등을 이야기하는 한편 해양생태계를 위협하는 플라스틱 문제를 다루기도 한다.
전체 바다에서 지금까지 인간이 탐험한 부분은 5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바다에는 약 100만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중 3분의 2가 아직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저자에게 바다를 탐구하는 일은 끊임없이 인간의 무지를, 바다의 무한함을 깨닫는 일과 같다.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얼마나 많이 아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다만, 무지를 극복하기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해양생물과 생태계를 지켜 내는 것. 저자는 “우리가 바다에서 잠자고 있는 매혹적인 비밀을 계속 밝혀내려면 바다는 물론이고 바다에 사는 생물들을 계속 지켜내야 한다”며 “해양생태계를 보호하는 것도 인간의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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