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사 노조탈퇴 종용’ SPC 자회사 임원 구속영장 기각

“죄질 좋지 않지만 반성…도망 염려 낮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에스피씨(SPC)본사 건너편의 파리바게트 매장.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파리바게뜨 제빵사 노조 탈퇴 종용 혐의를 받는 에스피씨(SPC) 그룹 자회사 피비(PB)파트너즈의 임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노동조합법 위반(부당노동행위) 등 혐의를 받는 피비파트너즈 정아무개 전무와 정아무개 상무보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정 전무에 대해서는 “죄질이 좋지 아니하나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점, 범행 자체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확보된 점, 도망할 염려는 낮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정 상무보에 대해서는 “피의자가 제조장 등에게 휴대폰 교체 안티 포렌식 앱 설치 등을 지시 내지 권유한 정황은 있지만 조직적 증거인멸에 가담했다고 볼 만한 자료는 부족하다”며 “피의자가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점, 범행 자체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확보된 점, 도망할 염려는 낮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2021년 3∼6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피비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를 공급하는 등 제과·제빵 인력을 관리하는 회사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피비파트너즈 황재복 대표이사 등 임직원 28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지난달 12일과 30일 에스피씨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관련자들을 추가 입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검찰에 입건된 인원은 30여명으로 정 상무보도 검찰이 추가로 혐의를 인지한 인물이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