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한동훈 "대구 시민 깊이 존경…자유민주주의 위해 싸워"
6·25전쟁, 산업화 거론…野 탄핵 관련 지적
與 총선 출마 요구 관련 "의견 많을 수 있어"
대구행에 '이준석 견제' '尹 행보 유사' 등 해석
이준석 "안 긁은 복권… 저와 긍정적 경쟁 가능"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법무정책 현장 방문 일환으로 17일 대구를 찾아 "평소 대구 시민들을 대단히 깊이 존경해왔다"며 소회를 드러냈다. 총선 관련 질문엔 즉답을 피했으나, 정치권에서는 이번 방문을 두고 그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시각이 많다.
한 장관은 17일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범죄피해자 심리치유기관 대구스마일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첫째는 우리 대구 시민들이 처참한 6·25전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둘째로 전쟁의 폐허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산업화를 진정으로 처음 시작했고, 다른 나라와의 산업화 경쟁에서 이긴 분들이기 때문"이라며 "마지막으로 대구의 굉장한 여름 더위를 늘 이기는 분들이기 때문에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대구를 찾은 이유에 대해선 "오래 전 예정된 외국인과 피해자 정책 등에 관한 통상적 방문"이라며 "범죄 피해자를 더 잘 보호하는 것, 그리고 인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인 정책과 이민 정책을 잘 정비하는 것이 국민께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총선 전 대구 방문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정치권 관측에 대해 묻자 한 장관은 "총선은 국민 삶에 대단히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많은 직업 정치인들에겐 총선이 인생의 전부일지 모르지만 자기 손으로 돈 벌어서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는 생활인인 대부분의 국민들, 대구 시민들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여권의 총선 출마 요구에 대해선 "의견은 많을 수 있다"고, 혁신위원장 취임 가능성에 대해선 "저와 무관한 얘기"라고 짧게 답변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검사 탄핵과 함께 본인 탄핵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한 장관은 "우선 민주당 자체 내에서 탄핵에 대해 말을 좀 맞춰야 할 것 같다"며 "어디서는 한다고 그랬다가, 10분 뒤에는 안 한다고 그랬다가 왔다갔다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날 대구스마일센터 시설을 둘러보며 지원 상황을 점검한 그는 직원 간담회를 갖고 범죄피해자 심리치료를 담당하는 임상심리 전문가들과 센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피해자지원 개선을 위해 필요한 사항 등도 청취했다.
간담회에서 한 장관은 "지난해 6월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사건 피해자 합동분향소 방문 후 범죄피해자 관련 두 번째 대구 방문인데 피해자 가족은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고통 속에 살고 계실 것"이라며 "피해자 지원과 범죄로부터의 보호는 정부의 가장 큰 임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대구스마일센터 방문 이후 대구 달성산업단지도 찾아 법무부가 올해 9월부터 시행 중인 숙련기능인력 혁신적 확대 방안(K-point E74) 관련 시행 상황을 점검하고, 기업·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및 외국인근로자를 만나 현장 의견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뒤따르는 정치적 해석… 이준석 "저와 긍정적 경쟁 가능"
한 장관이 정치 참여 의사를 구체적으로 내비치진 않았지만, 정계에선 이미 그의 행보마다 정치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벌써 '한동훈 비대위설'까지 거론되는 등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 장관 역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 참여 직전인 2021년 3월 검찰총장으로서 마지막 일정으로 대구를 찾은 것과 연결 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MBC에 출연해 한 장관의 대구행을 '이준석 견제'로 보는 시각과 관련해 "한 장관을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다"며 "저희가 겹치지 않는 지점들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 의미의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조의 커리어에서 보면 최정점에 있는 분이고, 정치적인 면에 있어서는 긁지 않은 복권 같은 존재"라며 "정치적 모습을 벌써부터 폄훼하는 분들도 있는데,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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