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자신 도운 대장동 민간업자 싫어할 리 없어”

방극렬 기자 2023. 11. 17.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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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 “정진상, 李 비판 시의원 뒷조사 시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재판’에 나와 “이 대표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같은 민간업자들을 싫어한다는 말은 들은 적 없다”고 증언했다.

유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 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검찰이 “(2013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이 시의회에 통과된 이후 이 대표가 ‘나는 남욱을 싫어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적 있느냐”고 묻자 유씨는 “못 들었다”고 했다.

유씨는 “남씨 등 민간업자들이 대장동 개발 사업에 역할을 한 것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면서 “(이 대표를) 도울 것 다 도왔는데 굳이 싫어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남씨 등 민간업자들은 성남시의회에 로비해 성남도개공 조례안 통과를 성사시켰다.

이에 검찰이 “남씨에게 ‘이 대표가 너희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유씨는 “김만배가 (남씨에게) 그랬다고 해서 장단을 맞춰준 정도지 실제로는 들은 적 없다”고 했다. 대장동 민간업자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씨가 검찰에 제출한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는 유씨가 남씨에게 “(이 대표가) XX 싫어하지 너네”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다.

유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선거를 준비하면서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이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롤모델로 꼽은 적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유씨는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청계천 복원을 했는데, 욕도 많이 먹었지만 만들고 나니 랜드마크가 되지 않았습니까”라며 “건설은 해놓으면 확실하게 랜드마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롤모델로 꼽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씨는 이 대표가 업적을 쌓을 개발 사업을 이행하기 위해 성남도개공 설립이 필요하단 이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유씨는 이날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씨로부터 “(이 대표에게) 비판적인 성남시 의원의 뒷조사를 해라”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2013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A 성남시의원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를 공격하자, 정씨가 유씨를 시켜 그의 약점을 잡으라고 시켰다는 것이다.

유씨는 “정씨가 (A 시의원에 대해) ‘모텔 (운영)하는 XX’라며, 뒤를 캐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A 시의원이) 운영하는 모텔 관련 성매매 알선 혐의를 알아보라는 취지냐”는 검찰의 질문에 유씨는 “그런 비슷한 이야기였다”고 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 출석한 이 대표는 유씨의 증언에도 침묵하며 피고인석을 지켰다. 재판 말미에 변호인단이 향후 공판 일정을 늦추는 문제로 재판부와 실랑이를 벌이자, 이 대표가 직접 “하하하” 웃으면서 “어려운 상황이라 고려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재판장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잠시 논의한 후 “변호인들이 재판 준비하기 힘든 것은 알겠지만, 일단 종전에 고지한 대로 (변경 없이) 진행하겠다”며 이 대표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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