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구 넘겨서도 150㎞ 꽂은 이의리의 호투…타선 침묵한 한국, 일본에 1-2 패배[APBC]
3B까지 몰려버린 볼카운트, 투구 수는 이미 100개에 육박한 상황. 좌완 이의리(21·KIA)가 6회말 2사에서 일본 6번 타자 만나미 츄세이에게 92구째 시속 151㎞ 빠른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다음 공도 시속 150㎞를 넘긴 직구. 경기 초반보다 구속이 떨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시점에서 이의리가 남은 힘을 짜내 투구했다. 8구째 이어진 승부의 결과는 2루수 땅볼. 그는 직전 타석에서 자신에게 홈런(1점)을 친 상대에게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빼앗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의리가 그간의 아픔을 딛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의 강력한 우승 후보 일본을 상대로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한 호투였음에도,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한 그는 결국 패전 투수가 됐다. 호주전부터 계속된 타선의 침묵은 ‘세대교체’의 길을 걷고 있는 야구대표팀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 대회 예선 2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1-2로 졌다. 선발 이의리가 6이닝 동안 96구를 던져 6안타(1홈런) 3사사구 3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이 일본 좌완 선발 스미다 치히로의 7이닝 무실점 투구 등 상대 투수진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대타 김휘집이 9회초 추격 솔로포를 날리기 전까지 한국은 안타 4개로 꽁꽁 묶였다.
이날 한국의 수확은 단연 이의리였다. 그는 3만명 이상 관중이 들어찬 일본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도 주눅 들지 않았다. 흔들렸으나, 무너지지 않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이의리는 3회말 일본의 리드오프 오카바야시 유키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에 놓였다. 계속된 상대는 이번 시즌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타점왕’ 마키 슈고. 이의리는 마키에게 빠른 공을 던져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실점하는 대신 아웃 카운트 2개를 늘렸고, 사토 데루아키 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정리하며 최소 실점으로 만루에서 벗어났다.
꾸역꾸역 위기를 넘기던 이의리는 4회말 첫 타자 만나미에게 가운데로 몰린 실투성 빠른 공을 던졌다가 중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았으나 7회말 오원석과 교체되기 전까지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투구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설움을 씻어냈다. 올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 구원 등판했다가 0.1이닝 3사사구 1삼진으로 부진했던 나쁜 기억도 덜어냈다. 봉중근, 김광현 등 그동안 일본을 상대로 잘 던졌던 선배 투수들의 뒤를 이을 ‘좌완 계보’의 후계자로서 손색이 없음을 증명한 투구였다.
다만, 타선이 날카로운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타선에서는 톱타자 김혜성이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3번 타순에 배치됐던 윤동희는 전날 호주전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도쿄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경X이슈] “잔인하게 폭행” VS “허위 고소” 김병만, 전처와의 폭행 논란…이혼 후 재발한
- 한지민♥최정훈, 단풍 데이트 ‘딱’ 걸렸네…이제 대놓고 럽스타?
- [스경X이슈] 김광수가 되살린 불씨, 티아라·언니 효영에도 붙었다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
- [전문] 아이유, 악플러 180명 고소…“중학 동문도 있다”
- 빈지노♥미초바 득남, 옥택연·로꼬·김나영 등 축하 물결
- 홍현희, ♥제이쓴과 결혼하길 잘했네 “인생 완전 달라져” (백반기행)
- [스경X이슈] 율희, 최민환 ‘업소 논란’ 속 활동 시동··· 양육권 가져오나
- “커플템 NO” 정우성·신현빈, 열애설 초고속 부인
- 나나 “다섯 배 정도 아픈 것 같다”···타투 제거 시술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