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해" 목 조른 메시 일침의 이유…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향해 몹쓸 몸짓 논란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리오넬 메시가 우루과이 선수단을 향해 "존중하는 법을 배우라"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17일(한국시간) 부에노스 아이레스 라 봄보네라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 5차전에서 혈투를 펼쳤다. 라이벌 의식이 강한 두 나라라 몸싸움으로 번질 정도의 신경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메시가 우루과이의 마티아스 올리베라의 멱살을 잡아 화제가 됐다. 아무리 거친 방해를 받아도 물리적인 충돌을 벌이지 않던 메시인데 올리베라의 목덜미를 왼손으로 잡으면서 놀라움을 안겼다.
경기 후 메시의 발언도 상당한 무게감이 실렸다. 메시는 우루과이를 향해 "이런 주제에 대해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루과이는 연장자를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경기는 항상 격렬하게 진행됐지만 늘 존중이 깔려있었다"라고 기존과 달랐던 이날의 분위기를 전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우루과이가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도발한 것으로 파악한다. 더선은 "우루과이의 미드필더 마누엘 우가르테가 아르헨티나의 로드리고 데 폴을 향해 음란한 손짓을 한 게 발단이 됐다"고 전했다.
더선에 따르면 양팀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우가르테가 데 폴에게 메시와 관련해 입에 올리지 못할 성적 발언을 했다. 이를 들은 데 폴은 우가르테의 가슴팍을 밀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평소 데 폴이 메시의 호위무사라 불릴 만큼 그를 따라다니는 걸 비하하는 발언이었다.
우가르테의 몹쓸 발언을 두고 더선이 모은 팬들의 반응을 보면 '메시가 그들을 무례하다고 할 만 하다'로 의견이 향했다. 그만큼 우가르테의 행동을 문제삼았다.
신경전의 효과는 좋았다. 우루과이는 쉽지 않은 아르헨티나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반대로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였던 사우디아라비아전 패배 이후 이어오던 14연승을 마감했다. 더불어 아르헨티나가 무득점 경기를 기록한 것도 2021년 11월 브라질전 이후 2년 만이다.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의 압박 축구를 이겨내지 못했다.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 출신 전술가인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을 선임하고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비엘사식 축구에 안방에서 발목이 잡히면서 고개를 숙였다.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잘 차단한 뒤 전반 41분 역습에 나섰다. 마티아스 비나부터 시작된 속공은 반대편 크로스로 로날드 아라우호가 잡았고 그대로 마무리해 첫 골을 뽑아냈다.
반격에 나선 아르헨티나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메시가 후반 12분 페널티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직접 시도한 프리킥이 골대를 때렸다. 메시는 만회골을 노리려다 무리했다. 상대 아크 부근에 수비수가 몰려있음에도 단독 돌파를 시도하다 볼을 빼앗겼다.
우루과이의 강점은 역습이었다. 메시의 볼을 가로챈 뒤 바로 공격을 시도했다. 니콜라스 델라크루스가 전방으로 침투하는 다르윈 누녜스에게 패스했다. 누녜스는 침착하게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도달했고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슈팅해 2-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상대와 신경전 끝에 멱살까지 잡았던 메시는 우루과이의 강함을 인정했다. 메시는 "우루과이는 예상대로 어려웠다. 강하고 피지컬이 뛰어났다"며 "비엘사 감독의 색채가 느껴졌다. 우리는 편하게 공을 소유하지 못했다. 우루과이가 이길 만한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첫 패배를 당한 아르헨티나는 오는 22일 브라질 축구의 성지 마라카낭에서 브라질과 원정 경기를 펼친다. 브라질도 17일 콜롬비아 원정에서 1-2로 패해 5위까지 떨어진 터라 상당한 혈전을 예고한다. 브라질은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데 이어 비니시우스도 허벅지를 다쳐 전력 출혈이 상당하다.
브라질 원정을 앞둔 메시는 "브라질과는 여러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들을 존중하면서 우리는 패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라고 승리 의지를 다졌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해내야 한다. 메시가 침묵하면서 2년 만에 무득점 경기를 한 만큼 하루빨리 실전 감각을 되찾아야 한다.
메시는 현재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여름 파리 생제르맹을 떠나 인터 마이애미에 합류하면서 활동 무대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변했다. 미국의 시즌 일정은 유럽과 다르다. 더구나 인터 마이애미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동부 컨퍼런스에서 하위권이라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그로 인해 지난달 시즌이 끝났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총 14경기를 뛰었다. 북중미 리그스컵에서 10골 4도움을 기록했고, US오픈컵에서는 준결승에 나서 절묘한 도움으로 인터 마이애미를 결승에 올려놓았다. MLS는 6경기를 뛰어 1골 2도움을 생산했다. 총 14경기에서 11골 8도움을 올렸고, 인터 마이애미에 창단 첫 우승도 안겼다.
인터 마이애미는 최근 "발롱도르를 8번 수상한 메시는 여름에 팀에 합류해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리그스컵 우승과 US오픈컵 결승 진출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개인적으로도 리그스컵 MVP와 득점왕을 차지했다"면서 올해의 선수(MVP)로 선정했다.
이때의 실전 감각으로 돌아가야 브라질 원정에서 아르헨티나가 연패에 빠지지 않고 정상궤도로 복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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