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 1등급 컷 10점, 주요 의대 합격선 2~3점 떨어질 듯
2024학년도 대입 수능 가채점 결과,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의대 합격선이 2~3점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6일 치러진 올해 수능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문을 끝까지 읽어야 하거나 종합적인 추론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문항이 다수 출제돼 수험생 체감 난도가 높아지면서 대부분 학과에서 작년보다 합격선이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17일 종로학원은 국어·수학·탐구 원점수 합계(300점 만점) 기준으로 대학별 정시 합격 예측 점수를 공개했다. 서울대 의대가 292점으로 작년 추정치보다 2점 떨어지고, 연세대 의대(290점)와 성균관대 의대(289점)는 작년보다 3점씩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272점),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265점)는 각각 8점, 7점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화여대 자연계열(253점)과 중앙대 AI 학과(254점)는 작년보다 합격 점수가 10점 낮아진다는 전망이다.
인문·사회계열은 서울대 경영(284점)과 연세대·고려대 경영(277점) 모두 4점씩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성균관대 글로벌경영(267점)은 3점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합격선 예측치는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실제 수능 성적은 12월 8일 수험생에게 통지된다.
EBS와 메가스터디·종로학원·이투스 등 입시 업체들이 수험생들의 가채점 점수를 바탕으로 내놓은 ‘1등급 커트라인’ 추정치도 작년보다 낮아졌다. 국어 영역은 ‘화법과 작문’ 85~89점, ‘언어와 매체’ 83~85점으로, 작년 수능에서 두 과목의 커트라인 추정치(96점, 92점)보다 10점가량 낮아졌다. 작년보다 서너 문제를 더 틀려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수학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3가지 과목 중 하나를 선택해 치른다. 올해는 작년 수능보다는 다소 쉽고,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입시 업체들은 1등급 추정 커트라인을 확률과 통계 89~92점, 미적분 81~84점, 기하 88~90점으로 예측했다. 어려웠다고 평가되는 작년 수학 시험에서 1등급 커트라인 점수는 확률과 통계(확통) 기하가 각각 88점이고, 미적분은 84점이었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바뀐 2018년 이후 가장 어려웠다고 평가되는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쉽다는 평가에 비춰봤을 때 응시자의 5% 안팎이 만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BS가 실시한 체감 난이도 설문 조사(2764명 참여) 결과, 17일 오전 기준 절반에 가까운 47.4%가 이번 수능이 ‘매우 어려웠다’고 응답했다. ‘약간 어려웠다’는 38.5%였고, ‘쉬웠다’는 2.9%에 그쳤다. 작년 설문조사에서는 ‘매우 어려웠다’가 27.8%, ‘약간 어려웠다’는 48.9%였다. 영역별로 ‘어렵다’고 답한 비율은 국어가 87.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영어(71.7%), 수학(63.7%) 순이었다. 국어의 경우 64.5%가 ‘매우 어려웠다’고 답했다. EBS 수능 교재와 체감 연계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매우 높았다’고 답한 비율이 작년 12.0%에서 올해 21.3%로 뛰었다.
이번 수능에서 국어 과목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국어와 수학 과목 간 표준점수 불균형이 해소될 전망이다. 표준점수는 응시자 성적(원점수)을 난도에 따라 보정한 것이다. 시험이 쉬울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고, 어려울수록 높다. 입시 업계에선 올해 수능 국어와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을 140점 중후반대로 예측하고 있다. 작년 수능에선 국어와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134점과 145점으로, 수학을 잘 본 자연계열 수험생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작년과 재작년 수능에선 수학이 국어에 비해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며 “올해는 국어 난도를 높여 표준점수 차이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킬러 문항 없이 난도를 높여 변별력을 확보했던 9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이 수능에도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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