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당분간 고금리 유지해야”

올 물가상승률 전망 3.6%로 상향
내년 말 돼야 목표 수준 2% 도달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로 종전보다 0.2%포인트 올려잡았다. IMF는 내년 말쯤에야 국내 물가상승률이 물가 목표 수준인 2% 범위에 들어올 것이라고 보고 상당 기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획재정부는 IMF가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물가상승률이 3.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가 지난 10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내놓은 전망치 3.4%와 비교해 한 달 만에 0.2%포인트 오른 수치다. 최근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인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8월 3.5%로 제시했는데, 이달 말 경제전망에서 상향조정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IMF는 내년 국내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지난 10월 전망(2.3%)보다 0.1% 올린 2.4%로 예상했다.

다만 IMF는 물가상승률은 둔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2%)는 내년 말쯤 달성할 것으로 봤다.

IMF는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지금 같은 고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는데, 현재 한국의 통화정책은 적절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1.4%로, 내년 성장률은 2.2%로 전망했다. 지난 10월 내놓은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IMF는 올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반도체 수출 개선 흐름이나 관광산업 개선세 등의 영향으로 경기가 점차 반등할 것으로 봤다.

IMF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1.3%에서 점차 개선되면서 중장기적으로 4.0%까지 회복할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 부문에 대해서는 높은 가계·기업 부채와 비은행 금융기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잠재적 불안 요인이 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봤다.

이번 보고서는 헤럴드 핑거 IMF 미션단장이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해 기재부 및 한은 등과 면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IMF는 매년 회원국의 경제 상황을 점검한 뒤 정책 권고 보고서를 낸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