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혁신위 의견 계속 달라” 인요한 “쓴소리라도 건의”
김 ‘혁신안 수용은 당권’ 뜻 분명히
혁신위 ‘전략공천 원천 배제’ 제안
갈등 촉발 ‘당 지도부 희생 요구’
‘윤심 논란’ 관련 논의는 안 해
혁신안 수용 문제를 두고 충돌하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회동을 갖고 갈등 봉합에 나섰다. “혁신위 출범 당시 취지와 그간 활동 내용에 대해 신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밝혔다. 갈등 확산은 막았지만 김 대표가 혁신안 수용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언제든 다시 충돌할 여지를 남겼다.
박 대변인과 김경진 혁신위원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이 42분 동안 면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대화가 오갔다고 전했다.
두 사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이번 혁신위가 과거와는 달리 성공적 모델을 만들어 활동해주는 데 감사하다. 향후도 가감없는 의견과 아이디어를 계속 전달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혁신안은 의견이며 결정은 당 지도부에서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에 인 위원장은 “당과 우리 정치의 한 단계 발전을 위해 당에 고통스러운 쓴소리라도 혁신적으로 건의드리겠다”고 말했다.
정작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불거진 이유였던 희생 요구와 ‘윤심’ 논란에 대해선 어떠한 결론도 내지 못했다. 박 대변인은 인 위원장이 요구한 지도부·중진·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희생 요구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김 대표가 당무에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었는데 관련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 혁신위원은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들 중에 일부 불만족스러운 생각도 전달했다”며 “혁신위 의결 안건이라거나 (제안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당이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씀도 있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 후 혁신위는 원로들을 만나며 당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김무성 상임고문은 비공개 면담에서 “권력자 주변에 권력을 독점하고 향유하는 사람들이 몸을 던져서 당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며 윤핵관을 직격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오찬 간담회에서 “괜히 반발하고 버스를 동원해 자꾸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선거를 위해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의 험지출마 압박에 버스를 동원한 대규모 지역 산악회 활동을 알리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힌 윤핵관 장제원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는 이날 4호 혁신안으로 당 지도부나 공천관리위원회 등이 특정 지역구에 특정 인물을 공천하는 소위 ‘전략공천’을 원천 배제하자고 제안했다. 또 대통령실 인사도 예외 없이 상향식 공천을 통한 공정한 경선을 실시하는 안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 당 명예를 실추시킨 자, 금고 이상의 전과자를 전부 공천 배제하는 안을 의결·제안했다. 전략공천이 당대표 ‘사천’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파격적이지만 그만큼 당대표의 권한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수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면 당 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혁신위 비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친윤 메신저’로 불리는 이용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혁신위가 가는 길이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인가, 권력 투쟁인가”라며 “당이 혁신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혁신위를 조기해체하겠다는 협박성 메시지는 매우 부적절하며 혁신위가 말하는 ‘희생’도 거칠고 투박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광호·조문희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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