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 철폐를” 시진핑 “핵오염수 배출 인류 건강 문제”[APEC 정상회의]

노정연 기자 2023. 11. 1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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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의 중·일 정상회담
악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가졌다. 중·일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열린 회담에서 양국이 대립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 등 주요 의제들이 논의됐다.

17일 일본 NHK 등에 따르면 두 정상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 호텔에서 이날 오전 1시간 동안 비공개로 회담을 진행했다. 중·일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이다.

시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쌍방은 역사 대세와 시대 흐름을 파악하고, 의견 차이를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양국은 지역과 국제사회를 이끄는 대국으로서 세계 평화와 안정에 공헌해 나갈 책임이 있다. 밝은 일·중관계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 해양 방출에 대해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냉정한 대응과 중국의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 즉각 철폐를 강력히 촉구했다”고 말했다. 중국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핵오염수 해양 배출은 인류 건강, 전 세계 해양환경, 국제 공공이익과 관련된 문제”라며 “일본은 국내외의 합리적인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책임감 있고 건설적인 태도로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시다 총리는 시 주석에게 중국이 일본 주변에서 러시아와 협력하는 등의 방식으로 군사 활동을 강화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국제사회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전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내 일본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중국이 설치한 부표를 즉시 철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역사와 대만 등 중대한 원칙적 문제는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과 관련된다”며 “일본은 반드시 신의를 지켜 중·일관계의 기초가 훼손되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작은 뜰에 높은 담장’을 만들거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NHK는 양국이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일·중관계’ 구축을 위해 모든 차원에서 긴밀히 의사소통해 나가는 한편, 녹색경제와 의료·돌봄 등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고위급 경제대화를 적절한 시기에 개최키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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