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친구되자" 美 기업에 손짓…CEO들 "현실과 달라"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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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여 만에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에게 중국에서 레드카펫을 깔아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기업들 사이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 주석은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 기업인과 만찬에서 "중국은 초대형 시장이며 14억 중국인이 추진하는 현대화는 중국이 세계에 제공하는 엄청난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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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 '미·중 체스 게임' 휘말리고 싶어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6년여 만에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에게 중국에서 레드카펫을 깔아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기업들 사이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 주석은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 기업인과 만찬에서 "중국은 초대형 시장이며 14억 중국인이 추진하는 현대화는 중국이 세계에 제공하는 엄청난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의 동반자이자 친구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미 기업인을 비롯한 청중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미중 협력 여지를 드러내며 재계에 우호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다음날인 16일에도 시 주석은 APEC CEO 서밋에서 서면 연설을 통해 "중국은 외국인 투자 메커니즘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면서 "외국인의 중국 입국 및 체류 정책을 개선하는 등 '따뜻한'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세계적 수준의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내국민 대우를 보장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는 시 주석이 미국 등 글로벌 기업을 향한 환영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블룸버그도 시 주석이 외국 기업을 위해 '레드 카펫'을 깔아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작 기업인들은 미중 갈등 격화, 중국의 해외 기업 단속, 코로나19 이후 경제 상황 등을 우려해 중국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라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갤럽, 에어비앤비, 링크트인 등 주요 미 기업이 최근 중국에서 철수한 데 이어 애플도 중국 대신 인도, 베트남 등 국가에 제조 주문을 넣고 있다.
모건 스탠리와 국제 로펌 덴튼스 등 기업도 핵심 인력을 중국 밖으로 빼내고 현지 사업장 운영을 중단하는 등 중국 사업을 축소했다.
이는 지정학적 긴장 등 요소가 중국 내 사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결과라고 FT는 분석했다.
앞서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5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협력 등 사안을 확인했지만, 재계는 미중 관계가 완전히 해빙될 것으로 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미 상공회의소 국제관계 책임자를 지낸 마리언 브릴리언트는 "미 비즈니스 리더들은 미중 정부 간 '체스 게임'에 휘말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면서 "CEO는 위험을 피하려 하는데 최근 미중 환경은 중국에서 사업하는 데 대한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그 외 해외 기업을 겨냥한 중국의 엄격한 보안 정책, 코로나19 이후 지지부진한 경제 회복 추이도 기업인에게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올해도 중국은 미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 상하이 사무소를 급습해 직원 여러 명을 조사하는 등 외국 기업에 강력한 보안 정책을 적용했다. 5월에는 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품이 보안 위험을 초래한다며 자국 주요 인프라에 해당 제품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이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수출 부진 등 문제에 직면한 것도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국제 기업인 우려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미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소속 기술 전문가 에밀리 킬크리스는 시 주석이 이번 만찬에서 기업인을 안심시키려 노력했다면서도, 중국이 해외 기업에 대한 압력 등을 완화하지 않는 한 "그 어떤 레토릭(수사)에도 민간 부문의 우려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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