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각으로 본 기후위기 대안…“추운 곳으로 떠나라”[책과 삶]
인류세, 엑소더스
가이아 빈스 지음 | 김명주 옮김
곰출판 | 384쪽 | 2만2000원
과학 작가이자 방송인 가이아 빈스의 <인류세, 엑소더스>는 기후위기와 이주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기후위기 대응법으로 ‘이주’를 제시한다. 지구가 점차 더 뜨거워지면 저위도 지역의 거주자들은 고위도로 이주해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다. 소비를 줄이거나 대체 에너지 사용을 늘리자는 기존의 기후위기 대안과는 결이 다르다.
저자의 아이디어는 제법 구체적이다. 그는 “이주는 우연이든 의도이든 세계를 재구성할 것”이라면서 “극북 지역에 거대한 새 도시를 건설하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농업에 의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저위도 국가 거주자는 북극과 가까운 캐나다, 스웨덴 등으로 이주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현재 평균 기온이 낮은 국가는 기후위기 대응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각론도 제시한다. “현존하는 국가들이 보유한 토지를 국제적 합의를 통해 강제 매입하고 해당 국가에는 보상을 해준다”는 방안이 첫 번째 아이디어다. “풍요롭고 안전한 위도의 국가들이 일부 토지를 내주면서 가난하고 취약한 국가의 ‘돌봄 국가’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자는 토지의 매입이 아니더라도 전세 도시의 개념을 기후위기 시대에 도입해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세 도시란 몰디브 같은 국가에서 캐나다, 러시아, 그린란드 등의 땅을 임대해 수십년 동안 거주할 영토를 확보한다는 개념이다. 행정은 임차 국가가 직접하지만 세금 징수의 권한은 토지를 소유한 국가에 주어지는 식이다.
실현 가능성은 난망해보이지만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고 정치가 아니라 지질학과 지리학, 생태학을 기반으로 새로운 계획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주장을 한 번쯤 곱씹어볼 필요는 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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