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 위기 두 번 극복, 도쿄돔도 들었다 놨다…이의리, 일본전 6이닝 2실점 QS '최고 153km'
[OSEN=도쿄(일본), 이상학 기자] 이의리(22·KIA)가 8개월 만에 오른 도쿄돔 마운드에서 역투했다. 두 번의 만루 위기가 있었지만6회가지 2실점으로 버티며 선발 임무를 완수했다.
이의리는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두 번째 경기 일본전에 선발등판, 6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한국이 0-2로 뒤진 상황에서 내려가 패전 요건을 안았지만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다. 최고 153km 강속구와 슬라이더가 위력적이었다.
이의리에겐 지난 3월10일 이후 252일 만에 오른 도쿄돔 마운드였다. 당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일본전에 7회 구원등판, 실점은 주지 않았지만 탈삼진으로 아웃카운트 1개를 잡은 동안 볼넷 3개를 주며 고전했다. 결국 이닝을 끝내지 못한 채 강판됐다.
그로부터 8개월 만에 APBC를 통해 다시 도쿄돔 마운드에 섰다. 류중일 한국대표팀 감독은 전날(16일) 호주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이의리를 일본전 선발 예고하며 “우리나라 최고의 좌완 투수다. 일본에 좌타자들이 많은데 제구만 잘 되면 이의리가 잘 막아줄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날 경기 전에도 류 감독은 “이의리로 갈 때까지 갈 것이다. 내일(18일) 대만전도 이겨야 한다. 어제(16일) 불펜을 많이 썼고, 내일 대만전도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의리가 최대한 길게 던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1회부터 고비가 왔다. 오키바야시 유키를 풀카운트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낸 이의리는.포수 김형준이 2루 도루 저지에 성공해 한숨 돌리는가 싶었지만, 코조노 카이토, 모리시타 쇼타, 마키 슈고에게 3연속 안타를 맞아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사토 데루아키를 슬라이더 3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만나이 츄세이를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끝냈다.
2회에는 사카쿠라 쇼고를 좌익수 뜬공, 카도와키 마코토를 2루 땅볼, 노무라 유키를 1루 뜬공으로 삼자범퇴하며 안정을 찾는가 싶었지만 3회 다시 만루 위기가 왔다.
오키바야시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코조노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이의리는 모리시타를 7구 승부 끝에 다시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하지만 일본 4번타자 마키를 5구째 몸쪽 높은 152km 직구를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6-4-3 병살타로 선취점과 아웃카운트 2개를 바꿨다. 다음 타자 사토도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3회를 마쳤다.
그러나 4회 선두 만나미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2구째 146km 직구가 한가운데 몰린 바람에 중앙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포가 됐다. 추가 실점을 했지만 이의리는 사카쿠라를 투수 땅볼, 카도와키를 3루 직선타, 노무라를 2루 땅볼 유도하며 안정을 찾았다. 5회 오키바야시를 4구째 바깥쪽 높은 148km 직구로 루킹 삼진 잡은 뒤 코조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모리시타를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포수 김형준이 2루 도루를 저지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6회에는 마키를 중견수 뜬공, 사토를 우익수 뜬공, 만나미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일본의 3~5번 클린업 트리오를 공 11개로 정리했다. 총 투구수 96개로 6이닝을 책임지며 퀄리티 스타트한 이의리는 7회 시작부터 오원석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경기 초반에는 제구가 흔들리긴 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빠른 공과 슬라이더로 일본 타자들을 제압했다.
이의리는 19살 신인 시절이었던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1라운드 도미니카공화국전(5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3실점), 준결승 미국전(5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 모두 선발로 나서 역투했다. 당시 2경기에서 10이닝 탈삼진 18개로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올해 3월 WBC에서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날 일본전 호투로 국제용 투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날까지 이의리의 국제대회 4경기(16⅓이닝 7실점) 평균자책점 3.8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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