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프로젝트 완성을 향해… SSG 9위 굴욕의 유산, 2024년 마운드 팔방미인 기대감
[스포티비뉴스=가고시마(일본), 김태우 기자] SSG는 SK 왕조 이후 대체적으로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못해도 포스트시즌 경쟁을 마지막까지 벌이곤 했다.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그러다보니 신인드래프트에서 후순위를 밀려 특급 선수를 수혈하지 못한 점도 없지 않았다.
그런 SSG는 2020년 9위까지 처지는 수모를 맛봤다. 2007년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구단 내부에서의 후폭풍도 컸다. 구단 수뇌부가 죄다 교체되는 시련이 있었다. 그 굴욕의 대가로 얻은 것이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의 상위 지명권이었다. SSG는 그 정점에 위치한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권을 우완 신헌민(21)에게 아낌없이 투자했다. 훗날 팀 마운드를 이끌 재목으로 봤다.
특이한 것은 당장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 예상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몸을 더 키울 시간이 꽤 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명 당시 ‘3년’을 이야기하는 관계자들이 많았다. 그 인내의 시간을 차분하게 잘 보내고 성장하면 선발 혹은 불펜에서 일익을 담당하는 핵심 선수로 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그런 신헌민의 2년 1군 출전 경기 수는 단 12경기. 보는 시각에 따라 초라하게 보일 수도, 더딘 성장으로 보일 수도 있는 성적이다. 그러나 애당초 설정했던 3년 프로젝트에 대입하면 비교적 방향성 자체는 올바르게 가고 있다. 몸도 좋아졌고, 예상대로 구속도 빨라졌고, 그러다보니 1군에서의 경쟁력도 조금씩 확인하고 있다. 이제 3년 차를 맞이하는 신헌민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이유다.
올해 1군 11경기에서 12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 자체는 눈에 띄지 않았으나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는 호평 속에 2024년 1군 전력 구상에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실제 신헌민은 총 11경기 중 10경기에서 1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당당한 패기로 상대 타자와 싸웠고, 그 과정에서 가능성도 보였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코스 좋은 공을 던졌다. 볼넷을 남발하며 무너지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제구는 비교적 안정감이 있었다. 팀 성적에 여유가 있었다면 더 많은 경기에 나갈 수도 있는 흐름이었다. 그 과정에서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신헌민은 “몸을 만들고 완성을 하기까지 나도 오래 걸릴 것이라 예상은 하고 있었다. 갈수록 몸은 좋아지는 것 같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또 다시 살도 찌우고 해야 한다. 내년, 내후년에는 더 완성된 몸이 될 것 같다”면서 “일단 작년보다 1군에서 더 많은 등판을 하기도 했고, 나름대로 위기 상황도 잘 넘어갔다. 이번 시즌에 얻어가는 게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2023년을 돌아봤다.
등록 일수에 비해 등판 기회가 조금 적기는 했지만 1군의 새로운 시야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신헌민도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2군에서 경기를 보는 것과 1군 현장에서 경기를 보는 게 조금 다르더라.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보완점도 확실하게 찾았다. 제3의 구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할 때 애를 먹은 경우가 많았다. 이번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의 집중적인 보완 사항이다. 기본적으로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가지고 있고, 우타자 상대로는 각과 제구가 모두 좋은 커브가 있었다. 하지만 좌타자를 이겨낼 만한 무기가 없었다는 게 신헌민의 반성이다.
신헌민은 “작년보다 살이 찌니까 공에 힘이 더 생긴 것 같기도 하고, 그 전보다 제구력도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패스트볼에도 자신감을 찾았다”면서도 “확실한 변화구가 하나밖에 없으니 타자들도 그것을 생각하더라. 두 개 중 하나면 다 커트를 잘하는 것 같았다. 구종이 1~2개 정도 더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 신헌민이 선택한 새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원래는 잘 안 던졌던 구종이다. 신헌민은 “사실 체인지업과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포크볼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런데 코치님께서 체인지업도 한번 던져보자고 해서 연습을 했는데 생각보다 잘 맞았다”면서 “내가 팔이 아주 위에서 나오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스플리터나 포크볼보다는 체인지업이 조금 더 잘 먹기도 하고, 제구도 더 좋은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신헌민은 시즌 막판 경기들에서 희망을 봤다고 했다. “이렇게 조금만 더 하면 나도 될 수 있겠구나”는 생각을 했다고 미소 지었다. 좌절보다는 희망 속에 마무리 캠프를 보낼 수 있는 이유다. 신헌민은 “구속도 항상 잘 나왔으면 좋겠고, 주무기가 커브만이 아닌 다른 변화구를 다 잘 던질 수 있는 그런 투수”를 자신의 2024년 꿈으로 삼으면서 “마운드에서 조금 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이닝도 던지고 자리가 있으면 대체 선발로도 던질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2024년 새로운 팔방미인으로 활약할 수 있다면 지난 세월도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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