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이 직접 따랐다...LG, 드디어 ‘전설의 술’로 축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챔피언 LG트윈스가 축승회에서 장기간 보관된 축하주와 고급 시계 등을 ‘봉인 해제’하며 29년만의 KS 우승을 자축했다.
1990년과 1994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KS 패권을 차지한 LG 야구단은 17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 홀에서 ‘2023 통합우승 기념행사’를 열었다. 구단주인 구광모(45) LG그룹 회장을 포함해 선수단과 프런트 등 총 160여 명이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행사는 오후 3시쯤 시작해 1시간가량 진행됐다.
LG는 우승 축하 영상 상영, 선수단 소개에 이어 우승 트로피 전달식 및 염경엽(55) 감독과 주장 오지환(33)의 감사 인사 순서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순조롭게 이어가던 기념행사는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이 1995년에 “1994년 우승 영광을 재현하자”는 취지에서 직접 마련한 일본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의 등장으로 절정에 달했다.
구 회장과 차명석(54) LG 단장은 30년 가까이 묵은 소주를 직접 따르며 참석자들에게 축배를 건넸다. 구 회장은 이후 건배 제의도 하며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축하를 받아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하늘에서 보고 계신 (구본무) 선대 회장님께서 누구보다 기뻐하시며 이 자리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 팬들은 더 이상 ‘1994′가 아니라 ‘2023′이라는 숫자를 기억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기쁨의 숫자를 늘려가며 팬들의 마음속에 자랑스러운 오늘의 멤버들이 영원히 기억되면 좋겠다”고 했다.
구 선대 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 전달식도 빠질 수 없었다. 구 선대 회장은 1997년 구단 친목 행사에서 “우승을 하면 최우수선수(MVP)에게 (롤렉스) 고급 손목시계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시계는 이젠 단종된 황금색 데이데이트(day-date) 모델로 당시 구입가는 4400여 만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KS에서 타율 0.316 3홈런 8타점으로 맹활약하며 KS MVP를 받은 오지환은 구 회장으로부터 이를 받은 뒤 시계를 찬 왼팔을 번쩍 들어 보이며 웃었다. 그는 “이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캡틴의 그 마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그 뜻을 담아 ‘한국시리즈 MVP, 캡틴 오지환’의 이름으로 의미 있게 전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팀 우승을 이끌며 29년 된 한(限)을 풀어준 염 감독은 “선수단의 절실함, 구단주님과 프런트, 그룹 임직원분들의 든든한 지원으로 통합 우승 결실을 만들 수 있었다”며 “통합 우승이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더욱 강한 명문 구단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염 감독은 선수와 단장으론 우승을 경험했지만, 이번에 사령탑으론 처음으로 KS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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