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하마스 근거지’ 입증 못하는 이스라엘...전쟁범죄 외통수 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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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공습은 자충수가 될까.
이스라엘은 병원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휘 본부라고 주장하며 국제법상 보호 대상인 의료시설을 공격했다.
병원 수색 사흘째인 17일(현지시간)까지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병원이 하마스의 근거지였다는 증거로 내놓은 건 △소총과 수류탄 등이 든 무기 보관함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관련 정보가 담긴 노트북 △지하 터널 입구의 모습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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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향한 “교전 중단” 압박 커질 듯
IDF “지상전 다음 단계” 남부 진격 예고도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공습은 자충수가 될까. 이스라엘은 병원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휘 본부라고 주장하며 국제법상 보호 대상인 의료시설을 공격했다. 그러나 주장을 뒷받침할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병원 공격의 정당성이 걸린 만큼 이스라엘은 입증에 사활을 걸었다.
IDF 잇따른 물증 공개… 외신은 ‘글쎄’
병원 수색 사흘째인 17일(현지시간)까지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병원이 하마스의 근거지였다는 증거로 내놓은 건 △소총과 수류탄 등이 든 무기 보관함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관련 정보가 담긴 노트북 △지하 터널 입구의 모습뿐이다. IDF는 영국 BBC방송 등 외신 기자들을 불러 알시파 병원 내부를 취재하도록 하는 등 전방위 여론전을 펼친 데 이어 이날 병원 인근에서 이스라엘 인질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65세의 예후디트 바이스와 19세 군인 노아 마르시아노다.
외신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WP)는 “터널 입구의 위치는 공개됐지만, 터널의 용도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고, 뉴욕타임스(NYT)도 “IDF는 알시파에 있다는 하마스 거점 5곳 중 어느 곳에 대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알시파 병원을 취재한 BBC 역시 “하마스의 대규모 존재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증거 없인 ‘전쟁범죄’… 전투 중단 압력 커지나
가자지구 최대 규모 의료 시설인 알시파 공습의 대가는 컸다. 병원 측은 650명의 환자와 36명의 미숙아, 피란민 5,000명이 음식은커녕 물도 없는 상태에서 6일째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알시파 병원을 직접 조사하겠다는 인권단체의 주장도 나왔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미국 CNN방송에 “(국제인도법에 따르면) 병원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해선 안 되지만, 명확한 증거 없이는 병원을 공격해서도 안 된다”면서 “독립적인 국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교전 중단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WP는 익명의 외교관을 인용해 “아직 명확한 증거가 없는 만큼 미국을 포함한 서방 동맹국들이 이스라엘에 전투 중단을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IDF는 시간 벌기에 나섰다. 니르 디나르 대변인은 “하마스가 전쟁 범죄의 증거를 숨겼기 때문에 (수색에) 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IDF는 로이터통신에 추적 로봇과 폭발물 등을 활용해 지하 공간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 북부 넘어 남부·서안지구까지 공격
IDF는 가자지구 북부를 장악한 데 이어 남부로의 진격을 예고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6일 “가자시티 서쪽을 장악하고 하마스 잔당 소탕을 마쳤다”면서 “이제 지상전의 다음 단계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이날부터 이스라엘은 가자 남부 칸 유니스 등에 "대피하라"는 전단을 뿌렸다. CNN은 “북부에서 온 피란민이 넘치는 남부에는 안전한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남부까지 전면 공격하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IDF는 서안지구도 공격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은 16일 밤 약 80대의 이스라엘 군용 차량이 서안지구 제닌으로 진입, 이븐시나 병원을 포위했다고 보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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