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파슬리 버터범벅될 운명 아냐?”…트램 공사까지 멈추고 ‘달팽이 구조’ 논란

캥페르 달팽이. 연합뉴스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 지방에서 진행되던 트램 공사가 일시 중단됐다. 보호종 달팽이인 캥페르 달팽이를 구조하기 위해서다. 캥페르 달팽이는 프랑스 북서부와 스페인 북부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국의 이같은 조치를 두고 “어차피 인간에게 잡아먹힐 것”이라며 행정력 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브르타뉴 지방 항구 도시인 브레스트는 새 트램 노선 공사 부지에서 희귀종인 캥페르 달팽이가 발견돼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프랑스 달팽이 요리 에스카르고. 게티이미지뱅크

브레스트 당국은 달팽이 서식지를 피해 트램 노선을 배치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대신 이달 4차례에 걸쳐 계획된 경로에서 가급적 많은 달팽이를 찾아내 옮기기로 했다.

이에 환경보호 운동가들은 달팽이 활동이 가장 활발해지는 비 오는 날에 집중해 덤불 속을 샅샅이 뒤지며 달팽이 구조 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주 첫 작업에서는 달팽이 92마리와 또 다른 보호종인 불도롱뇽 두 마리를 인근의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

작업자들은 달팽이들이 공사 현장으로 돌아오는 걸 막기 위해 방수포도 설치했다. 브르타뉴 지역의 환경 단체는 “당국이 부드러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프랑스의 이 같은 달팽이 구조 작업을 소개하며 “1979년부터 보호종인 이 달팽이들의 마지막 종착지는 그러나 파슬리 버터로 범벅된 접시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