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왜 이래?...분노의 멱살잡이→"우루과이 존중 배워야" 직설 인터뷰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리오넬 메시가 평소답지 않게 강하게 흥분하는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여줬다.
아르헨티나는 17일 오전 9시(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알베르토 호세 아르만도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지역예선 5차전에서 우루과이에 0-1로 패했다. 아르헨티나는 다행히 조 1위를 유지했지만 2위로 올라선 우루과이와의 격차가 승점 2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를 맞아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니콜라스 탈리아피코, 니콜라스 오타멘디, 크리스티안 로메로, 나후엘 몰리나,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 엔조 페르난데스, 로드리고 데 폴, 니코 곤잘레스, 리오넬 메시, 훌리안 알바레스가 선발로 출장했다.
우루과이는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세르히오 로체트, 마티아스 비냐, 마티아스 올리베라, 세바스티안 카세레스, 로날드 아라우호, 페데리코 발베르데, 마누엘 우가르테, 막시밀리아노 아라우호, 니콜라스 데 라 크루즈, 파쿤도 펠리스트리, 다윈 누녜스가 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던 경기]
이번 경기는 전반부터 양 팀의 기세가 너무 거칠었다. 시작하자마자 누녜스가 메시를 향해 거친 반칙을 하면서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누녜스가 사과하고, 메시는 다시 일어섰지만 분위기는 점점 과열됐다.
메시가 얻어낸 프리킥에서 아르헨티나는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데 폴이 날카롭게 프리킥을 전달했고, 오타멘디가 중앙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카세레스가 먼저 걷어냈다.
계속해서 불필요한 반칙이 나왔다. 전반 6분에는 데 폴이 누녜스의 뒤꿈치를 강하게 걷어찼다. 신경전까지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기 내내 선수들의 몸싸움이 이어졌다. 곧이어는 우가르테가 데 폴을 향해 거칠게 몸싸움을 걸었고, 서로 감정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첫 기회는 우루과이가 잡았다. 전반 10분 전방에 있는 누녜스를 향해 단번에 패스가 배급됐다. 오타멘디는 누녜스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누녜스의 강력한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경기는 아르헨티나가 주도했지만 우루과이의 역습이 더 효율적으로 진행됐다. 아르헨티나도 전반 12분 메시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첫 유효슈팅을 만들어냈다.
경기가 더욱 거칠어지기 시작한 건 전반 17분이었다. 맥 알리스터가 데 라 크루즈를 향해 거칠게 들어갔다. 데 라 크루즈는 전부터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격하게 경합을 자주 벌어왔다. 이번 상황은 맥 알리스터의 반칙이었지만 메시는 주심을 향해 불만을 쏟아냈다.
결국 사건이 발생했다. 전반 19분 아르헨티나의 공격 과정에서 곤잘레스가 아라우호와 경합하던 도중 얼굴이 맞아 쓰러졌다. 우루과이 선수들은 그대로 경기를 속행했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우가르테와 데 폴이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하자 모든 선수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미 감정이 상해있던 메시도 데 폴을 향해 달려드는 올리베이라의 멱살을 부여잡았다. 데 폴과 올리베이라는 쉽사리 감정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신경전은 계속해서 벌어졌다. 전반 21분 메시가 우루과이 페널티박스 앞에서 반칙을 얻어내자 또 우가르테와 데 폴이 맞붙었다. 연이은 신경전에도 주심은 경고를 꺼내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와 훌리안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갔지만 우루과이는 중원에서 쉽게 뚫리지 않았다. 오히려 우루과이의 역습이 더욱 무서웠다. 전반 28분 아라우조가 좌측을 뚫어냈다. 데 라 크루즈가 컷백을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하늘로 향했다.
결국 전반 32분과 35분에 우가르테와 맥 알리스터를 향해서 경고가 주어졌다. 메시는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선제골은 우루과이의 몫이었다. 전반 40분 비냐가 집념을 보이며 몰리나에게서 공을 빼앗았고 중앙으로 보냈다. 아라우호가 깔끔한 슈팅으로 득점을 터트렸다. 아르헨티나의 8경기 무실점 행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전반 막판 아르헨티나가 프리킥에서 좋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전은 우루과이의 1-0 리드 속 종료됐다.
[답답했던 아르헨티나의 후반전]
우루과이는 후반 시작 20초 만에 좋은 기회를 만들면서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에도 데 폴과 우루과이 미드필더의 몸싸움은 이어졌다. 아르헨티나는 중앙과 측면에서 전혀 해답을 찾지 못했다. 결국 후반 8분 곤잘레스 대신 앙헬 디 마리아가 투입됐다.
디 마리아는 투입되자마자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메시의 날카로운 프리킥은 골대 상단을 맞췄다. 메시도 굉장히 아쉬워했다. 격해진 경기에서 끝내 부상자가 발생했다. 후반 14분 데 폴과 경합하던 아라우조가 넘어지면서 무릎과 발목에 심하게 하중을 받고 말았다. 아라우조는 일어나지 못했고, 결국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교체됐다. 아라우조는 교체된 후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잠잠하던 경기가 또 격렬해졌다. 후반 23분 히메네스가 강하게 압박하는 수비를 펼치자 뒤이어서는 데 폴이 거칠게 태클했다. 히메네스에게 경고가 주어진지 1분 만에 이번에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뒤늦게 태클을 시도했다. 라우타로도 경고를 받았다. 서로 공격 기회를 잡기보다는 몸싸움을 하는데 집중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후반 막판이 되어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후반 34분 메시한테 멱살을 잡혔던 올리베이라가 메시를 막는 과정에서 팔로 껴안아버렸다. 메시는 팔을 거칠게 쳐냈다. 올리비에라가 경고를 받았다.
후반 36분 디 마리아가 오랜만에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은 골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디 마리아가 계속해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38분 코너킥에서 라우타로에게 정확한 킥을 배급했다. 라우타로의 헤더는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아르헨티나가 따라잡지 못하자 결국 우루과이가 따라잡았다. 후반 42분 메시가 무리한 돌파를 하다가 공을 빼앗겼다. 우루과이는 달려가는 누녜스에게 단번에 패스를 전달했다. 누녜스는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마무리하면서 경기를 끝내버렸다. 아르헨티나는 종료 휘슬이 불리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았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아르헨티나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패배를 당한 뒤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고 있었다. 메시와 함께 나아갔던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대업도 달성했고, 월드컵 후에도 순항 중이었다. 약 1년 만에 패배를 당한 아르헨티나였다.
[분노한 메시 발언]
메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떤 경기가 될 지 알 수 있었고 실제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우루과이는 강렬하고 육체적인 선수들이 가득했고 빨랐다. 기분이 좋지 않은 경기를 했다. 마르코스 비엘사 감독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비엘사 감독과 함께 우루과이는 좋은 팀이 됐다. 아르헨티나가 질 만한 경기였다. 다시 일어나서 브라질과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런 행동에 대해 잘 말하지 않는데 우루과이 어린 선수들은 어른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강렬하고 힘든 경기를 해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우루과이 선수들은 그런 면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평소에 직설적인 인터뷰를 자주하지 않는 메시지만 이날만큼은 참지 못했다. 스페인 '마르카' 등은 우가르테가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조롱하는 표정을 조명하면서 메시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사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양 팀의 분위기는 화목했다. 아르헨티나의 상징적인 선수인 메시와 우루과이의 레전드 루이스 수아레스가 서로 만나 인사를 나누면서 경기장에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엄청난 절친으로 알려진 두 선수의 주도 아래 신사적인 경기가 나올 줄 알았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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