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인 서울' 감독 "이동욱X임수정도 싱글, 솔로or커플 정답 없어" (종합) [인터뷰]

연휘선 2023. 11. 1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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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영화 '싱글 인 서울'의 박범수 감독이 배우 이동욱, 임수정 등과 호흡하며 서울의 싱글라이프를 담아낸 소회를 밝혔다.

박범수 감독은 17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영화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분)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 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영화다. 2014년 영화 '레드카펫' 이후 7년 만에 새 작품을 선보이게 된 박범수 감독은 "오랜만에 개봉이라 설레고 긴장된다"라고 말했다.

남녀 주인공인 이동욱과 임수정이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마주친 바 있는 터. 박범수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 드라마를 보게 됐다. 두 분이 잘 어울린다는 글에 공감했고, 둘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저도 똑같이 했다. 이동욱 씨가 먼저 캐스팅 됐을 때 임수정 씨와 하면 좋겠다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임수정 씨 원래 팬이었다"라고 말한 그는 "연기를 잘한다 생각했다. '장화, 홍련'에서 첫 인상이 좋았고 좋은 감독님들이 여럿 하신 것도 인상적이었다. 농담으로 대한민국 감독은 임수정과 같이 한 감독과 아닌 감독으로 나뉜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러다 이젠 제가 하게 돼서 말을 못한다"라며 웃었다. 

이어 "왜 다들 좋아하시는지 알 것 같더라. 굉장히 프로페셔널 하면서도 사랑스럽다. 왜 감독님들이 수정 씨를 선호했는지를 저도 이해하게 됐다"라고 평했다. 

다양한 로맨스 작품에 출연한 임수정. 클리셰로 보일 수도 있는 점에 대해 박범수 감독은 "굉장히 편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기본적으로 제 성향이 클리셰를 걱정하는 편은 아니다. 클리셰 같아도 재미있으면 된다는 주의다. 클리셰를 이용할 수도 있다는 편이다. 재미있기 위해 노력을 했다.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잘하는 사람은 확실히 이유가 있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동욱에 대해 박범수 감독은 "너무 나이스 했다. 보통 자기 배우를 감독들이 자랑하지만 실제로도 감탄하면서 봤다. 영호랑 닮은 모습이 많이 있다. 실제 성격도 비슷하고 '츤데레'의 정석이다. 투덜투덜하면서도 굉장히 잘했다. 현장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서도 두 배우가 노련해서 호스트 역할을 잘했다. 조단역 배우나 윤계상, 조달환 배우가 카메오로 오더라도 호스트로 역할을 잘했다. 좋은 배우라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했다. 

박범수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찍다가 이동욱, 임수정 두 배우에게 썸이라도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노이즈 마케팅을 떠나서 정말 보기 좋아서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아쉽게도 생기진 않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드라마를 볼 때 잘 될 때까지 보고 그 뒤에는 시들해지는데 다행히 그런 관점을 좋아해주셔서 자극적인 것 없이도 촬영할 수 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른 결의 '싱글 인 서울'. 박범수 감독은 "어디가 그렇게 새로운지는 저보다 보는 분들의 느낌이 다를 것 같다. 제가 어디가 새롭다고 해도 비슷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제 입으로 말씀드리긴 뭣하다"라고 겸손을 표한 뒤 "신경 쓴 부분은 배우들의 실제 성격이 캐릭터에 잘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봤다. 확실히 살아있는 게 될 거라고 봐서 제작보고회 때도 말씀드렸다. 배우들에 맞춰 시나리오 수정을 했다. 영화 속 캐릭터가 실제 배우의 매력적이라고 본 모습과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은 캐릭터로 다가오고 그 가운데 어느 지점에서 만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싱글의 이야기지만 로맨스를 다루기에 커플을 볼 수밖에 없는 영화. 박범수 감독은 "그런 부분이 사실 저희도 시나리오 쓰고 기획 회의 할 때도 많이 고민한 부분이다. 싱글 예찬이 되거나, 결국 커플로 끝날까 봐 고민을 했다. 저는 저의 경우에 싱글일 때 성장했고, 제가 결혼한 지 꽤 됐는데 함께일 때 성숙해지는 면이 있다고 봤다. 영호가 혼자 있을 때 성장하고 함께 일 때 성숙해지는 걸 보여주고 끝내고 싶었다. 영화에서 뭐다라고 결론을 내기 어려운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오래된 시나리오가 원작으로 있던 상황. 박범수 감독은 "싱글보다는 '책'에 대한 자문을 구하러 다녔다. 출판사에서 종사하시는 그 분들이 봤을 때 실망스럽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공부를 많이 했다. '싱글' 자체에 대해서는 다들 비슷할 거라 봤다"라고 했다. 

나아가 박범수 감독은 "제가 예전에 좋아한 영화가 많지만 '접속' 같은 영화를 보고 OST를 사서 수십번 돌려들은 기억이 있다. 굉장히 신선한 소재이긴 했으나 그 영화도 자극적이지 않았던 거로 기억이 된다. 흐름에서 자극적이고 싶은 건 없었다. 캐릭터가 조금 뜨거나 장난치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자꾸 장난을 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라며 "저도 싱글이 맞다, 커플이 맞다의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커플이 너무 좋고 때로는 싱글이 맞는 것 같다. 양쪽 다 이야기를 싣기는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싱글이 좋은 점도 있고 함께 하는 게 좋은 점도 있는데 서로 자기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쪽의 장점도 보면서 열어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싱글을 탈피하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커플인 사람들한테 싱글이 돼라고 하기도 그렇지만 둘 다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저만 해도. 정답은 없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 

무엇보다도 박범수 감독은 "싱글과 커플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긴 했으나 도시와 닮은 싱글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이라는 지금의 도시와 영호, 현진이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강이었다"라며 "또 다른 쪽에서는 누구나 어떤 서툴었던 시절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서툴었던 시절을 겪고, 혼자 있으면서 어느 정도 성장을 하고 다시 함께 하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서울'의 배경을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 판타지를 갖고 갔다가 이것저것 보면서 서울 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세느강, 템즈강 가봐도 중랑천이 훨씬 낫다. 한강도 자랑할 게 많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외국분이 서울을 찍은 영상을 봤는데 뭔가 우리가 보던 것과 느낌이 다르더라. 이런 식의 느낌을 주문하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남산이 보였으면 좋겠고 한강이 보이면 좋겠다는 주문을 했는데 제작팀이 노이로제가 걸려서 영화 끝나고도 한강 보이는 카페 사진을 보여주더라. 한강이나 남산, 궁처럼 어떤 오래됐으나 변화하지 않는 공간들에 중점을 두긴 했던 것 같다. 변화 무쌍한 매력이 있고 개인적으로 서울이 혼자 살기도 좋고 같이 살기도 좋은 도시라고 생각을 한다. 잘보여졌음 좋겠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외국 분들이 보기에도 좋았으면 좋겠다. 제가 해외 여행을 가면 그 나라에서 찍은 소설이나 영화를 현지에서 보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저희 허세스러운 즐거움인데 그렇게 한국에 와서 보고 찾아다녀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원래 제목이 '싱글남'이었는데 '싱글 인 서울'로 바꾸고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추가하면서 '싱글 인 홍콩', '싱글 인 바르셀로나'를 가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거들었다. 

끝으로 박범수 감독은 "로맨스 물이 한국 영화 중에 없으니 어떤 관객에게 어떤 포인트로 소구되면 좋을까. 잘되기 직전의 분들이 타겟이라고 생각했다. 얘기도 심탄하게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약간 불타는 연애를 했던 적이 있던 지금은 살짝 식어가는 분들에게도 우리는 아직 설렐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은 게 크다"라고 덧붙였다. 

'싱글 인 서울'은 오는 2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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