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스트 포 유스 첫 주인공’ 우영기, 코로나19도 못 막은 농구 열정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의 협조로 17일 오전 서울 등촌동 WKBL 사옥에서 진행된 ‘손대범X타임4 어시스트 포 유스’의 첫 번째 주인공에는 수원제일중 2학년 우영기가 선정됐다.
화서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한 우영기는 또래보다 한 뼘은 큰 신장으로 농구부 입부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우영기의 시련은 너무 빨리, 아무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됐다. 농구선수로서의 첫 해를 성공적으로 보낸 우영기는 곧바로 코로나19를 맞아야 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영기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6학년까지 경기 출전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연습조차 할 수 없었다. 우영기가 속했던 화서초등학교는 타 학교보다 강한 방역 정책을 시행했고, 등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학교가 사실상 문을 닫으며 제대로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학교와는 상황이 또 달랐기 때문에 집에서 개인 운동만 했다. 집 앞에 수원여고가 있는데 수원여고 운동장에 있는 야외 농구 코트에 나가서 혼자 공을 던지면서 운동을 했다.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우영기의 말이다.
농구를 배운 지 1년 밖에 되지 않았고, 제대로 된 훈련이 하기 힘들다면 어린 마음에 농구를 그만둘 법도 했다. 하지만 우영기의 마음에는 이미 농구가 너무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우영기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경험한 것들이 너무 크게 마음에 남았다. 1년 동안 코치님과 선후배들이랑 코트에서 보낸 시간이 굉장히 좋았다. 코로나19로 쉬어야 할 때 ‘농구 안 하면 못 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중학교 진학 후에도 농구선수의 길을 가기로 마음먹었다”라며 농구를 향한 강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렇게 수원제일중으로 진학한 우영기는 1학년 때부터 다시 코트에 서기 시작했고, 올 4월에 열린 제48회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 농구 영광대회 봉의중과의 예선 경기에선 20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중학교 동계훈련에 합류했는데 진짜 힘들었다. 다른 선수들 보다 몸이 너무 안 돼 있었다. 그러다 보니 훈련을 따라가는 것조차 힘들었고, 연습경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점심시간에 낮잠을 포기하고 개인 연습을 했다. 그렇게 의지로라도 버텨내지 않으면 중학교 훈련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수원제일중 이은영 코치의 지도 아래 맹훈련을 받고 있는 우영기는 중학교에서 처음 언니들을 상대로 경기를 한 뒤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생각보다 너무 강한 몸싸움에 깜짝 놀랐다는 우영기는 “3학년 언니랑 몸을 부딪혔는데 돌이랑 부딪히는 느낌이었다. 몸싸움에선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이 컸다. 그 이후로 이은영 코치님이 블로킹 패드로 직접 몸싸움을 알려주시고, 실전에서 사용 가능한 포스트업 훈련도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요즘은 조금 몸싸움 요령을 체득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몸싸움 훈련을 지속하면서 리바운드 포지션에 대한 감을 조금은 잡은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몸싸움을 해야 골밑에 쉽게 밀고 들어갈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코치님께 많이 배웠다. 이 부분 등을 잘 활용해 내년에는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중학교 입학 후 3년여 만에 코트에 섰던 첫 경기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는 우영기는 “초등학교 때 친구들 보다 키가 커서 조금 돋보였던 적이 있다. 그때 주변에서 워낙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그걸 듣는 게 굉장히 좋았다(웃음).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아무것도 못한 채로 초등학교 시절이 끝났다. 그러다 중학교 입학 후 모처럼 코트에 섰는데 너무 기뻐서 점프볼도 내가 뛰겠다고 했다. 경기를 하는 게 너무 벅차서 정말 눈도 안 감고 경기를 뛰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내가 정말 농구를 좋아한다고 많이 느꼈다”라며 해맑게 웃었다.
현재 자신을 지도하고 있는 수원제일중 이은영 코치에게 늘 감사하다고도 말한 우영기는 “이번에 손대범X타임4 어시스트 포 유스를 수상하게 됐다고 하니 코치님께서 축하를 많이 해주셨다. 그러시면서 ‘이제 책임감을 더 가져야 한다. 네가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답이지만 주변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코치님 말씀처럼 늘 책임감과 감사함을 아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우영기의 꿈은 WKBL 입성이다. BNK썸 김한별을 가장 닮고 싶은 선수로 꼽은 우영기는 "김한별 선수를 너무 좋아해 오늘(17일)도 김한별 선수 사인 농구화랑 BNK 양말을 신고 왔다(웃음). 플레이 자체가 너무 파워풀하고,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는 모습이 굉장히 멋지다. 개인적으로 김한별 선수처럼 코트 어디서든 몸을 사리지 않고 파워 있게 농구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이면 내가 팀의 맏언니가 된다. 내년에 우리 팀으로 4~6명의 신입생들이 들어올 예정인데 후배들에게 듬직한 언니가 되고 싶다. 그래서 코치님이 믿고 맡길 만한 선수가 돼 수원제일중의 선전에 바탕이 되고 싶다”라며 2024년에는 맏언니로서 수원제일중의 상승세를 이끌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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