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told] 손흥민도 인정한 이강인의 ‘역대급 재능’…우리의 역할은 이강인을 즐기는 것

[포포투=김환(상암)]

이강인이 성장하는 과정을 즐기는 게 모두의 역할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5-0 대승을 거뒀다.

모든 선수들이 힘을 모아 만든 대승이었지만, 유독 눈에 띄었던 한 선수를 꼽으라면 역시 이강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날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측면에서 드리블과 날카로운 킥에서 나오는 패스로 상대 수비를 위협했다. 골키퍼 선방에 막힌 이재성의 결정적인 헤더와 취소된 득점, 그리고 조규성의 선제골을 도운 선수 모두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의 활약은 후반전에도 계속됐다. 이강인은 후반 4분경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몰고 상대 수비를 두 명 제쳤다. 수비에 걸려 넘어졌지만, 흐른 공을 조규성이 받은 뒤 크로스를 보냈고, 이를 황희찬이 헤더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의 원더골이 나오기 전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던 선수도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설영우가 페널티킥을 얻어냈을 때 설영우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연결했고, 강력한 슈팅으로 다섯 번째 골을 터트리며 축포를 쏘기도 했다.

싱가포르전 활약으로 이강인은 지난 10월 열린 튀니지전과 베트남전에 이어 A매치 3경기 연속골을 만들어냈다. 지난 3경기에서 이강인이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4골 2도움. 이제 이강인이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라는 의견에 반박하는 사람은 없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재능을 꽃피웠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시즌 들어 파리 생제르맹(PSG)에 합류한 이후 더욱 성장하고 있다. 이강인은 10월 A매치 이후 싱가포르와의 경기 전까지 프랑스 리그앙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재능이 만개하고 있는 이강인이다. 게다가 이강인은 아직 22세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큰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강인의 나이와 가늠할 수 없는 재능은 한국 축구 팬들 모두가 이강인의 성장을 기대하는 이유다.

손흥민도 이강인의 재능을 인정하고 높게 평가했다. 손흥민은 싱가포르전이 끝난 뒤 이강인에 대해 “(이강인의 성장을 지켜보는 게) 너무 재밌다. 축구 선수로서 사람들한테 흥미를 주고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건 엄청 좋은 현상인 것 같다”라며 “강인이의 재능은 진짜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다. 강인이가 경기장에서 매 순간마다 항상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참 축구 선수로서, 축구를 하는 사람으로서 되게 즐겁다. 앞으로 더 성장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다”는 말로 이강인을 칭찬했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기간 동안 이강인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행복했다. 나도 그렇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과 팬들도 그랬을 것이다. 이강인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고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 축구에도 좋은 일이다. 젊은 선수가 이제는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점점 성숙해지고 있다. 이제 본인이 잘하는 것 외에도 수비적으로도 헌신하고, 팀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다”라며 이강인이 보여주고 있는 성장세에 미소를 지었다.

손흥민은 모두가 이강인이 성장하는 과정을 묵묵하게 지켜보면 된다고 했다. 또한 손흥민은 이강인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담감을 짊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짚었다.

손흥민은 “우리는 지금처럼 강인이의 플레이를 즐기고, 강인이처럼 재능 있는 선수가 너무 많은 부담감으로 인해서 무너지지 않는 걸 방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나도 옆에서 강인이를 많이 도와주고 싶고, 또 강인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잘 받아들여서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이강인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이강인이 더 뛰어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본인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이 앞으로 더 많은 기대를 받을 것이고, 본인이 보여준 퍼포먼스 덕에 기대가 높아질 것이다. 기대에 맞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다”라고 했다.

손흥민과 클린스만 감독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지금 모두가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재능의 성장을 목격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건 이강인이 성장하는 모습을 묵묵하게 지켜보며 이강인의 플레이를 즐기고 이강인이 성장하도록 응원을 보내주는 일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