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의 결단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 퇴진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강화
"순이익 50%이상 주주환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이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놨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7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 회장은 이날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임시이사회에 참석해 "최근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도 이사회 중심 경영이라는 핵심 가치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며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면 현대엘리베이터는 다음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한다. 이후 임시이사회를 통해 신임 이사회 의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차기 이사회 의장은 전문성과 독립성 제고를 위해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는 현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현 회장의 사임 결정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에 나서기 위한 선제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배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 이사회 개편과 함께 사외이사 선정 과정도 개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성과와 연동된 사외이사 평가·보상 체계를 수립하고, 감사위원회와 별도의 지원 조직을 설치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도 마련했다. 향후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또 최저배당제를 시행해 수익률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안정적 배당을 이어간다. 비경상수익에 대해서도 별도의 배당,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개선 방안은 수개월간 시장과 주주, 전문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ESG 경영 체계를 확립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