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백업 찾는 중" 뮌헨, 계획 또 꼬였다..."다이어 영입도 변수 발생"
[OSEN=고성환 기자]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는 과연 언제쯤 쉴 수 있을까. 이제는 에릭 다이어(29, 토트넘 홋스퍼)라도 데려올 수 있길 빌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뮌헨은 오는 1월 이적시장에서 중앙 수비수 영입을 노리고 있다. 현재 전문 센터백이라고는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더 리흐트 3명밖에 없기 때문.
특히 그중에서도 김민재가 혹사당하고 있다.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번갈아 다치는 바람에 토마스 투헬 감독도 김민재에게 휴식 시간을 주기 어려웠다. 그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인 만큼, A매치 기간에도 쉬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 뮌헨 유니폼을 입고 뛴 시간만 무려 1453분에 달한다. 김민재는 리그 11경기에서 959분, DFB-포칼 1경기 90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경기 360분, DFL-슈퍼컵 1경기 44분을 뛰었다. 최근 14경기에선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결국 '괴물'도 지치기 시작했다. 갈수록 힘든 기색이 역력하던 김민재는 자르브뤼켄(3부리그)전에서 결정적인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갈라타사라이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며 추격골을 허용했다. 지난 하이덴하임전에서도 그답지 않은 패스 미스로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독일 현지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크리스포트 프로이트 뮌헨 단장은 "김민재는 지난 몇 달 동안 모든 경기에서 90분 이상을 뛰었다. 심지어 한국 대표팀에서도 그랬다. 그는 너무 지쳤고, 한계에 달했다. 그도 인간인 만큼 집중력을 잃는 게 당연하다"라고 걱정했다.
'스포르트 1' 역시 "뮌헨의 중앙 수비수 3명 중 꾸준히 뛰는 선수는 김민재가 유일하다. 그러다 보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 새로 온 김민재는 A매치 휴식기에도 제대로 쉴 시간이 없다. 언제까지 이 상황이 계속될까?"라며 "김민재는 불평하지 않는다. 하지만 괴물도 지친다. 뮌헨이 언제 휴식을 줄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김민재마저 쓰러지기 전에 새로운 수비수가 필요한 상황. 프로인트 단장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중앙 수비수, 오른쪽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를 찾고 있다"라며 겨울 이적시장 목표를 밝혔다.
게다가 김민재는 오는 1월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한동안 자리를 비워야 한다. 프로인트 단장 역시 "아시안컵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다가오고 있다. 우린 누사이르 마즈라위와 김민재, 아마도 에릭 막심 추포모팅을 잃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그 영입 후보로 다이어가 거론되고 있다는 것. 그는 토트넘에서만 362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수비수지만, 벤치로 밀려난 지 오래다. 지난 시즌부터 불안한 수비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많은 비판을 사고 있다.
현지 민심도 최악이다. 팬들은 이미 다이어에게 믿음을 잃었고, 다니엘 레비 회장도 오는 1월 그를 판매하고 조금이라도 이적료를 챙기길 원한다. 다이어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는 만큼 이번 겨울 이적시장이 마지막 기회다.
토트넘 선배 제이미 오하라도 지난 울버햄튼전 패배(1-2) 후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는 "다이어는 두 번이나 실수를 저질렀고, 두 골 모두 제대로 위치를 잡지 못했다. 난 그가 어디로 가려 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우리는 지난여름에 그를 내보냈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원하지 않았고, 결국 팀으로 돌아왔다. 이게 문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에도 뮌헨은 다이어를 영입 후보에 올려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에 따르면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그의 멀티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현재 뮌헨엔 전문 6번 미드필더도 없다.
게다가 다이어는 이적료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그는 6달 후면 자유 계약(FA) 신분이 되기에 토트넘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물론 수준 이하의 실력은 큰 변수지만, 단순한 백업 선수로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란 판단이다.
다이어 역시 뮌헨행을 원하고 있다. 풋볼 인사이더는 "다이어는 1월에 토트넘을 떠나 뮌헨에 합류하는 데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로서도 내년 여름 열리는 유럽축구연맹 유로 2024 출전을 위해선 출전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바로 미키 반 더 벤이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토트넘도 무작정 다이어를 놓아줄 수 없게 된 것.
반 더 벤은 지난 첼시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쳤고, 올해 안에는 복귀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빨라야 내년 1월에나 출전이 가능한 상황.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에릭 다이어 듀오로 반 더 벤이 돌아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
결국 토트넘도 반 더 벤의 대체자를 구할 수 있을 때만 다이어를 뮌헨에 판매하겠다는 생각이다.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은 다이어의 임대 이적이 아니라 완전 이적만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다이어의 이적을 기꺼이 허락할 수 있지만, 반 더벤을 대신할 선수를 확보한 뒤에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를 남겨둘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뮌헨으로선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다. 이제는 팬들의 조롱을 받는 다이어라도 데려올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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