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尹·기시다 덕분에 짐 덜어"… 한미일 굳건한 동맹 과시

우제윤 기자(jywoo@mk.co.kr) 2023. 11. 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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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만난 3국 정상 … 경제·안보 협력 재확인
올 7번째 만난 韓日정상
모든 정부 간 협의체 복원
18분 늦은 기시다 사과하자
尹대통령 격의없이 "괜찮다"
尹대통령, 시진핑과 담소
尹 "中, APEC서 성과 기대"
習 "한중 서로 협력해 나가길"

◆ APEC 정상회의 ◆

16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모스코니센터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샌프란시스코 이승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동에서 "미국 대통령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 덕분에 짐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정상이 만난 지 3개월 만에 다시 마주한 자리에서 끈끈한 연대감을 재확인한 셈이다.

16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만난 바이든 대통령이 이같이 밝혔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전했다. 3국 정상은 APEC 회의와 별개로 모스코니센터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했으며, 이후 비공개로 약 10분간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 대화에서 한·미·일 협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안보와 경제의 상관관계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믿음을 미국·일본 정상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암묵적으로 3국 정상이 공감하고 있는 사실은 안보와 경제 협력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이라며 "첨단기술 협력을 할 파트너는 군사적으로 그리고 정치 시스템, 이념과 가치에 있어서 100% 가까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런 관계가 한·미·일이라고 3국 정상이 믿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모스코니센터에서 만나 3~4분간 선 채 담소를 나눴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약 1년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이번 APEC을 계기로 좋은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네자 시 주석은 "좋은 성과를 확신한다. 이를 위해 한중이 서로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윤 대통령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를 잘 맞아주고 환대해줘 감사하다"고 말하자, 시 주석은 "한 총리와 멋진 회담을 했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오전부터 순차적으로 페루, 일본, 칠레, 베트남 등 정상과 양자 회담을 했다. 특히 일본과 정상회담은 올해만 벌써 7번째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를 성 대신 이름인 후미오 총리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G20 정상회의 이후 두 달 만에 후미오 총리님을 다시 뵙게 돼 반갑다"며 "올해 총리님과 벌써 일곱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신뢰를 공고히 하고, 한일 관계 흐름을 아주 긍정적으로 이어나가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반기 안보정책협의회, 경제안보대화에 이어 지난달 외교차관전략대화까지 재개되면서 지난 3월 방일 시 합의한 모든 정부 간 협의체가 이제 100% 복원됐다"며 한일관계 회복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중동 정세를 비롯해 세계 정세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스라엘에서의 자국민 출국과 관련해 일본과 한국 간에 긴밀한 협력이 이뤄진 것은 굉장히 마음 든든한 일"이라고 답했다. 한국군이 일본 국민의 이스라엘 출국을 돕자 일본도 한국 국민 탈출을 돕는 등 서로 협력한 일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 셈이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교통 사정으로 인해 회담장에 18분가량 늦게 나타났다. 기시다 총리는 입장하며 영어로 "늦어서 미안하다. 늦을까봐 걸어왔다"고 사과했고, 윤 대통령은 "괜찮다"고 답했다. 기시다 총리는 차량 통제로 길이 막히자 중간에 내려 경호원들과 함께 걸어서 회담 장소로 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페루와 칠레, 베트남 등 다른 국가 정상과의 회담에서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지지를 요청하는 한편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거래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호소했다. 김 차장은 "오늘 연이은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러시아·북한 군사협력이 세계 안보에 대한 위협임을 강조하고 규범 질서를 저해하는 불법 협력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APEC 정상 만찬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처음 뵙게 돼서 반갑다"면서 최근 멕시코 게레로주 허리케인 피해에 대해 윤 대통령이 위로전을 보내줘 고마워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했다. 윤 대통령 부부 맞은편에 앉은 바이든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에게 "윤 대통령이 국빈방문 당시에 멋진 노래를 선보였다"며 아메리칸 파이 얘기를 꺼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협의체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IPEF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인도·태평양 지역 주요 14개국이 세계 통상 현안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만든 협력체다. IPEF 정상회의는 이번이 두 번째로 참가국들은 핵심 광물 대화체, IPEF 네트워크 등 두 가지 특별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샌프란시스코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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