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비효율?…수십년 기초연구 쌓여야 혁신기술 나와"

화순=박건희 기자 2023. 11. 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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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학은 어떤 분야보다도 인프라가 중요한 분야입니다. 정부는 연구개발(R&D) 예산의 비효율을 지적하고 있지만, 수십년 동안 축적된 기초연구가 혁신 기술의 기틀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야합니다."

전창덕 대한면역학회 회장·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과 교수가 전남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서 17일 열린 '2023 화순국제백신·면역치료포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로 가치가 커지고 있는 백신과 면역학 분야 발전을 위해서는 기초연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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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덕 대한면역학회장
17일 열린 화순국제백신포럼 세션2에서 발표하는 전창덕 한국면역학회 회장. 화순=박건희 기자

"면역학은 어떤 분야보다도 인프라가 중요한 분야입니다. 정부는 연구개발(R&D) 예산의 비효율을 지적하고 있지만, 수십년 동안 축적된 기초연구가 혁신 기술의 기틀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야합니다."

전창덕 대한면역학회 회장·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과 교수가 전남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서 17일 열린 '2023 화순국제백신·면역치료포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로 가치가 커지고 있는 백신과 면역학 분야 발전을 위해서는 기초연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기초연구가 축적되기 위한 지속적인 R&D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R&D 예산 규모로만 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2위 수준이었다"며 "그에 비해 국가별 논문 점유율을 보면 아직 세계 10위권 밖인데 이는 국내 연구자들 연구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기초체력이 약하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R&D 예산 감축안에 대해서는 "정부는 R&D 예산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는데, R&D를 재정비해야한다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며 "다만 정부가 내세운 '디지털바이오 혁신전략'은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생명공학 연구와 산업을 혁신 분야로 육성하겠다는 '디지털바이오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디지털바이오는 정책을 위해 새로 만든 용어로 바이오 분야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디지털 기술과 바이오 기술을 융합한다는 개념다.

과기정통부가 꼽은 핵심 기술은 첨단뇌과학, 키메라항원수용체-T(CAR-T) 세포치료제, 유전자 교정, 줄기세포 지도 AI신약 플랫폼, 인공장기(오가노이드) 등이다. 

전 회장은 학문과 기술을 같은 선상에서 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전자가위 기술, 동물복제기술, CAR-T기술 등에 투자를 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기술이 과학적으로 어떤 학문에 속해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며 "생화학, 발생학, 분자생물학, 면역학, 미생물학이 이 모든 '핵심 기술'의 근원이 되는 학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국 내 대응을 전두지휘했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예를 들며 "어떤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먼저 말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감염, 면역질환, 알러지질환을 '더 잘 이해'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며 "수십년 동안 축적된 기초연구가 혁신 신약의 기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술에 너무 치중하느라 학문에 대한 관심을 잃으면 조화로운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국 여러 기관이나 대학에 흩어져있는 면역학 연구소를 통합할 수 있는 '국립면역학연구원'을 설립해야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국내 연구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정규직 형태의 '스태프 과학자' 등의 새 연구직종을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통해 국내에 자리 잡고 양질의 연구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다. 

그는 "한 두 개 기술을 정책 기조로 삼아 비대하게 키운다면 다른 기술은 사장될 수 있다"며 국가 R&D 투자가 여러 기초 학문에 균형잡힌 형태로 구축되어야함을 강조했다. 

[화순=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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