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전략적 호혜관계' 6년만 부활…中측 희망, 日과 대화 위한 듯"

김예진 기자 2023. 11. 17. 16: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日닛케이 분석…"양국 관계 험로 속 中 입장 변화"
中 경기 침체 등으로, 주요국과 관계 개선 모색
오염수 등 중일 갈등 속 "日과 대화할 대의 부여"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중일 정상이 약 1년 만에 대좌해 '전략적 호혜 관계'를 재확인했다. 전략적 호혜 관계 표현이 6년 만에 부활한 것은 양국 관계가 '험로'에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1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험로 속 타개를 위해 찾아낸 개념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은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2023.11.17.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중일 정상이 약 1년 만에 대좌해 '전략적 호혜 관계'를 재확인했다. 전략적 호혜 관계 표현이 6년 만에 부활한 것은 양국 관계가 '험로'에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1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험로 속 타개를 위해 찾아낸 개념이라는 분석이다.

신문에 따르면 중일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호혜 관계 표현을 직접 사용한 것은 2017년 1월 이래 이번이 처음이라고 일본 정부가 발표했다.

약 6년 만에 양국 관계에 긍정적인 표현이 부활했으나 "부활한 배경에서 묻어나는 것은 우호 무드 보다 대중 외교에 대한 어려움이다"고 지적했다.

중일 전략적 호혜 관계는 2006년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제기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사용했다. 아베 전 총리의 전임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정권에서 냉각됐던 중일 관계를 재구축하기 위한 개념이었다.

2008년에는 당시 후 주석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와 '전략적 호혜 관계의 포괄적 추진에 관한 중일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중일 정상회담에서도 전략적 호혜 관계는 계속 언급됐다. 하지만 2018년 이후 모습을 감췄다. 아베 전 총리가 새로운 개념인 '경쟁에서 협조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중일 정상이 약 1년 만에 대좌해 '전략적 호혜 관계'를 재확인했다. 전략적 호혜 관계 표현이 6년 만에 부활한 것은 양국 관계가 '험로'에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1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험로 속 타개를 위해 찾아낸 개념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은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2023.11.17.

이번 중일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호혜 관계 표현 부활을 희망한 것은 중국 측이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특히 중국이 전략적 호혜 관계 표현을 꺼내든 배경을 짐작케 하는 일은 지난 10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5주년 기념 행사에서 있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행사에는 전략적 호혜 관계 개념을 처음 고안해낸 다루미 히데오(垂秀夫) 주중 일본대사 가 참석했다. 다루미 대사는 2006년 당시 외무차관의 지시로 전략적 호혜 관계 개념을 고심해 내놓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다루미 대사는 "개별적 구체적 문제에만 집중하지 않고, 서로 전략적 이익을 위해 다양한 현안이 있더라도 끈질기게 의사소통을 강화해 중일 관계 안정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적 사고로 중일 관계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행사에 함께 참석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일부러 다루미 대사에게 다가가 누구나 알 수 있게 동의, 찬성의 뜻을 표시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중일 관계는 악화한 상황이다.

양국은 중일 영토분쟁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 일본의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 중국의 일본인 구속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중국은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반발로 일본산 수산물 금수조치까지 실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중일 정상이 약 1년 만에 대좌해 '전략적 호혜 관계'를 재확인했다. 전략적 호혜 관계 표현이 6년 만에 부활한 것은 양국 관계가 '험로'에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1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험로 속 타개를 위해 찾아낸 개념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려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기념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3.11.17.

그럼에도 이번 중일 정상회담이 성사된 배경에는 중국의 변화가 있다고 신문은 짚었다.

중국은 부동산 불황 등으로 경기 침체에 직면했다.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주요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5일 미중 정상회담에도 응했다.

닛케이는 오염수 해양 방류 등에 반발하며 반일 감정을 부추기던 중국 정부가 중일 정상회담을 열고 싶어도 자승자박에 빠진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 속 전략적 호혜 관계라는 개념이 일본과 대화할 대의를 부여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이번 회담에서 중일 현안 해결을 위한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그럼에도 "양국 정상이 직접 대화하는 자체에 의의가 있다. 정상 간 대화를 통해 결정적인 충돌을 방지하고 안정된 관계를 유지할 목적이 있다"고 닛케이는 해석했다.

특히 신문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외교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중국과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가드레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1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가 별도로 양자 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11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태국에서 열린 후 약 1년 만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