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늪에 빠지면 도저히 안 풀려...학원강사도 20분 걸린 수학 22번

손덕호 기자 2023. 11. 17. 16:5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킬러문항 없어도 난이도는 올라
메가시티·탕후루·충주시 등 ‘핫’한 문제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공정 수능’ 기조에 따라 이른바 ‘킬러문항’이 출제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난이도는 올라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입시업계에서는 국어영역은 작년 수능과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고, 수학 영역은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워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수학 영역 22번은 입시학원 강사도 풀이에 20분이 걸려 수험생들로부터 ‘사실상 킬러문항 아니냐’는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밖에 1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끈 간식 ‘탕후루’, 구독자수 47만명의 인기 유튜브 채널 ‘충주시’와 관련된 문항도 출제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주목을 받는 메가시티와 비례대표제 개편과 관련한 문항도 있었다.

2024학년도 수능 수학영역 22번.

◇“킬러문항은 아닌데 늪에 빠지면 안 풀리는 문항”

수능 수학영역 22번 문항은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는 문제다. 이를 바탕으로 함수식도 구해야 한다. 그래프 개형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해 입시업계는 변별력을 갖춘 문항으로 평가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한 학생은 “문제는 짧고 쉽게 생겼는데, 아직도 어떻게 푸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학생은 “분명 킬러(문항)만큼 어려운 건 아닌데, 교묘하게 어려워서 한 번 늪에 빠지면 안 풀리는 문항”이라고 했다. 한 입시학원 수학 강사는 유튜브에서 문제 풀이 생중계 방송 중 22번 문항 풀이에 20분 이상을 쏟았다.

2024학년도 수능 사회탐구 영역 사회문화 14번.

◇탕후루·제로슈거 ‘음식문화 변동’으로 소개

올해 유행을 반영하는 문제도 출제됐다. 사회탐구 영역 사회문화 14번 문항은 10대 사이에서 ‘마라탕후루’(마라탕+탕후루)라고 불리면서 크게 유행한 탕후루가 등장했다.

‘음식문화 변동 양상에 대한 모둠 과제 우수 사례’로 4가지 사례를 제시했는데, 네 번째 사례는 ‘막대기에 과일 사탕을 꽂은 정국(國)의 디저트 D가 SNS를 통해 ○○국에 알려짐. 이후 ○○국 젊은이들이 인터넷에서 배운 조리법대로 D를 만들어 먹기 시작하며 D가 젊은 세대 문화로 스며듦’이었다. 정국은 중국, ○○국은 한국을 가리키고 D는 탕후루로 보인다.

이 문항 지문에서 2모듬은 ‘무설탕·무열량 음료’를 언급했다. 등 최근 음식료 업계에서 각광받은 ‘제로슈거’가 등장한 것이다.

2024학년도 수능 사회탐구 영역 한국지리 4번. /충주시 유튜브 채널 캡처

◇’충주시 홍보맨’ 유튜브에 등장하는 심벌 마크 등장

사회탐구 한국지리 4번은 자료에서 설명하는 지역이 지도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고르는 문제다. 지문은 “이 지역은 한강 뱃길과 육로 교통의 길목으로 삼국시대에는 각축을 벌이던 전략 요충지였다” “민간 기업이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기업도시가 조성되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등이다.

그러면서 지자체 심벌마크를 제시했다. 마크에 대해서는 “지명 영문 표기 첫 글자인 C와 J를 조화롭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마크는 유튜브를 즐겨 보는 수험생이라면 눈에 익었을 그림이다. ‘충주시 홍보맨’이라고 불리는 충주시 홍보팀 유튜브운영전문관 김선태(36) 주무관이 운영하는 충주시 유튜브 채널에서 항상 나오는 마크여서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17일 현재 47만9000명으로, 인구가 900만명이 넘는 서울시 유튜브 채널(19만2000명)의 배 이상이다.

충주시는 유튜브 채널에 이 문제를 캡처해 올리고 “수능 적중! 또 당신입니까? GOAT…”이라고 적었다. GOAT(Greatest Of All Time)은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업적을 남긴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흔히 쓰이는 약자다.

2024학년도 수능 사회탐구 영역 한국지리 18번.

◇경기도 지자체 서울로 통근·통학 비율 등장…김포는 12.7%

국민의힘이 ‘김포시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면서 정치권에서 불붙은 메가시티와 관련한 문항도 등장했다. 사회탐구 영역 한국지리 18번은 수도권 지자체의 서울 통근·통학자 인구 비율 자료를 활용한 문제다. 등장한 지자체는 파주시, 성남시, 용인시, 가평군이다.

국민의힘이 내세운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 중 하나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이 많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뉴시티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조경태 위원장이 발의한 ‘김포시 서울 편입’ 특별법은 제안 이유에서 서울로의 통근·통학 인구 비율이 2020년 12.7%라고 설명하고 있다.

2024학년 수능 한국지리 15번.

◇울산·부산 전기요금 낮아지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출제

한국지리 15번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다룬 문항이다. 발전소가 있는 지역은 전기요금을 깎아주고, 발전소에서 거리가 먼 지역에 더 비싼 전기요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지난 5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포함돼 국회를 통과했고, 내년 6월 시행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수도권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항 지문에서도 “전력 생산량에 비해 전력 소비량이 많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전기 요금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상대적으로 서울은 전기 요금 단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반면 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시행되면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부산(기장)이나 울산(울주) 지역 주민들은 전기요금이 낮아진다. 지역별 전기요금에 차등을 둘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은 국민의힘 박수영(부산 남갑) 의원이 대표발의했고, 같은 당 김기현(울산 남을) 대표와 조경태(부산 사하을)·전봉민(부산 수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홍정민(경기 고양병) 의원 등이 공동 발의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5월 국회를 찾아 김 대표와 윤재옥(대구 달서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만나 이 제도를 입법해달라고 요청했다.

2024학년도 수능 정치와 법 20번.

◇내년 4월 총선 앞두고 비례대표제·'경마식 보도’ 지문 나와

내년 4월 10일 제22대 총선과 관련한 문항도 출제됐다. 지난 총선 때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위성정당’이라는 꼼수를 쓰게 만든다는 비판이 나와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사회탐구 영역 ‘정치와 법’ 문항 지문에서는 과거 한국의 선거 제도를 사용하고 있는 가상의 국가가 제시됐다.

이 국가는 지역구 의원 선거에서 각 정당이 얻은 득표율예 비례해 정당별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개편방안으로는 ‘지역구 의원 선출을 위해 후보자에 1표, 비례 대표 의원 선출을 위해 정당에 1표를 행사하는 1인 2표제 도입’하는 내용이 제시됐다. 한국은 17대 총선부터 ‘1인 2표제’를 도입했다.

국어 영역에는 ‘경마식 보도를 통한 선거 방송의 문제점과 보완책’에 대한 지문이 출제됐다. 경마식 보도가 지지율 변화나 득표율 예측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선거 방송의 한 방식이라고 소개하고, 정치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장점이 있지만 선거 주요 의제가 아닌 경쟁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총선을 앞두고 시사성 있는 지문이 제시됐다.

정답

수학 22번 483, 사회문화 14번 ①, 한국지리 4번 ⑤, 한국지리 18번 ①, 한국지리15번 ⑤, 정치와 법 20번 ④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