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속 줄타기…"'여담 외교'로 적대감 누그러뜨린 미중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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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좌했을 당시 적대적 관계에 있는 지도자들이 '나이스' 하게 보이려고 구사하는 사교적 언사를 주고받았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이 우호적인 대화가 오갔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기자들에게 자신은 여전히 시 주석을 "독재자"로 본다고 말해 중국 측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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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악명 있는 정치 지도자 상대하는게 미 대통령의 외교 활동 일환"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좌했을 당시 적대적 관계에 있는 지도자들이 '나이스' 하게 보이려고 구사하는 사교적 언사를 주고받았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동차 이야기와 생일 축하가 바이든의 '신뢰하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 외교 중간중간 끼어들다'는 제목의 기사에서다.
미중 간의 긴장 관계 속에 1년 만에 만난 양국 정상이 화해 분위기를 만들려고 어색한 여담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시 주석을 잠깐 자동차 애호가처럼 대했다.
중국 국영방송 영상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의 의전차량인 전장 5.5m의 훙치(紅旗) 세단을 보고 "멋진 차"라고 말했다.
이 세단은 중국제일자동차그룹이 5억7천만위안(약 1천70억원)을 들여 개발한 최고급 방탄·방포 차량으로 알려져 있다.
시 주석은 웃으며 통역사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여주라"고 말했고, '머슬카'(고출력 중형차) 애호가로 알려진 바이든 대통령은 훙치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자신이 타는 장갑 캐딜락을 가리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이 차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느냐"고 물은 뒤 "비스트(beast·야수)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움직이는 백악관'으로 불리는 미 대통령의 전용 캐딜락 리무진은 육중한 외관 때문에 '비스트'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 부인의 생일(오는 20일)을 축하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너무 많은 일 때문에 부인 생일이 다가오는 것을 잊었다고 당황한 듯 답변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샌프란시스코 명소 금문교를 배경으로 한 휴대전화 사진을 가리켜 "이 청년을 아느냐"고 물었고, 시 주석은 "오! (자신이) 맞다"라고 답했다.
이 사진 속 인물은 1985년 금문교를 찾은 30대 초반의 시진핑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년간 알고 지낸 시 주석과 다른 지도자들을 향수에 기반한 스타일로 대한다고 NYT는 설명했다.
시 주석은 미중 '우호의 사절'로 불렸던 자이언트 판다를 미국에 다시 보낼 수 있다고 시사했다.
중국이 미 수도 워싱턴 CD 국립동물원에 과거 임대했던 판다 3마리는 임대 계약 만료로 이달 초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같이 우호적인 대화가 오갔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기자들에게 자신은 여전히 시 주석을 "독재자"로 본다고 말해 중국 측의 반발을 샀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기후변화 관련 회의에서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기후변화 문제에 가장 책임이 작은 국가들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느낀다"며 미국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을 하는지 길게 연설했다.
이때 시 주석은 몇분간 먼 곳을 응시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악명 있는' 정치 지도자를 상대하는 것은 미 대통령이 해야 하는 외교활동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핀란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인 정상회담을 한 적이 있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는 3차례 회담을 가졌다.
2009년에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집트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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