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적금 가입했는데…내 친구는 왜 이자를 더 받지?
3년 차 직장인 A씨(29)는 최근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을 찾고 있다. 작년 11월에 특판으로 나왔던 연 8% 정기예금 만기가 일주일 뒤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12개월 동안 5000만원을 예치해 이자만 세후로 338만원이나 된다. A씨는 다시 한번 원금과 이자를 더해 목돈을 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고금리 특판을 놓쳤던 B씨(32)는 올해 5월부터 26주 적금을 꼬박꼬박 넣고 있다. B씨는 2회 차로 26주 적금을 한 바퀴 더 돌려 1년(총 52주)은 넣어둘 생각이다. 웬만한 정기예금 금리보다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6주 적금은 2회 차를 넣어서 기존에 보장됐던 연 이자율을 받을 수 있다.
"요즘 비대면으로 높은 금리 주는 곳 없나요?"
최근 직장인들이 모인 재테크 전문 커뮤니티엔 목돈을 굴릴 만한 예·적금 상품을 찾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고금리로 예치됐던 예·적금의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수신 경쟁 과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까닭에 금융권이 지난해처럼 금리를 공격적으로 높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예금 상품과 적금을 함께 이용하거나 파킹통장으로 목돈을 굴리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1년 정기예금의 시중은행 평균 금리는 최고 금리를 기준으로 3.88%에 형성돼 있다. 은행권 중에선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이 4.35%, Sh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이 4.30%, 지방은행 중에선 광주은행의 '굿스타트예금'이 4.17%로 높은 편이다.
2금융권 금리는 은행 같은 1금융권보다 불과 0.2%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79곳의 1년물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5.53%에서 올해 10월 말 4.13%로 1년 새 1.40%포인트 낮아졌다.
저축은행 업권에 따르면 대구에 있는 유니온저축은행이 대면 조건으로 연 4.40%를 제공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접근이 용이한 웰컴저축은행이 정기예금으로 연 4.10%, SBI저축은행이 정기예금으로 연 4.0%의 이자율을 적용한다. 10%대 금리를 제공하던 상호금융권의 적금 특판도 현재 많지 않다. 그나마 10%대를 내놓은 특판은 공제(보험)에 가입하거나 예탁금 가입 조건을 내걸었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연 이자율은 다른 금융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고금리로 정기예금을 넣어뒀던 재테크족은 예금과 적금을 동시에 활용하거나 소액 적금·파킹통장을 활용하고 있다.
예금과 적금을 동시에 활용하는 대표적 방식은 '선납이연'이다. 정기적금에 가입한 후 매달 일정한 금액을 불입하지 않고 일부는 일찍 납입(선납)하고 나머지는 늦게 납입(이연)하는 방식이다. 가령 '1-11' 방식은 12개월 만기 적금에 가입한 후 첫 달에 1개월치를 넣고, 7개월 차에 11개월치를 넣는 방법이다. 정기적금 약관에 따라 선납일수가 이연일수보다 적지 않다면 적금 약정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다.
선납이연 방법을 활용해 적금 불입을 이연하는 동안 나머지 목돈을 단기 예금에 넣어둔다면 예금이자와 적금이자를 동시에 챙길 수 있다. 최근엔 1년 정기예금보다 6개월 단기금리가 높은 상품이 나오며 선납이연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OSB저축은행(4.50%), 대신저축은행(4.30%), 조은저축은행(4.40%) 등은 6개월 단기금리가 1년 정기예금 금리보다 더 높다. 1년 정기예금 금리보다 각각 0.40%포인트, 0.20%포인트, 0.10%포인트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을 활용할 수 있다. 26주 적금은 기본적으로 정해진 금액을 매주 적금한다. 납입금액을 1000원·2000원·3000원·5000원·1만원 가운데 선택해 매주 그 금액만큼 증액해 자동으로 저축한다. 첫 주 1000원이었다면 둘째 주는 2000원, 셋째 주는 3000원이 된다. 매주 1만원으로 26주 연속 납입하려면 3276만원이 필요하다. 2회 차는 돌려야 연 6%(세전) 금리가 적용된다. 세후 이자율로 따져도 5.14%라 웬만한 정기예금 이자율보다 높다.
걷기만 해도 우대금리를 주는 짠테크도 있다. 우리은행의 '데일리 워킹 적금'은 조건을 만족할 경우 연 11% 이자를 준다. 기본금리 1%에 하루 걸음 수가 1만보가 넘으면 당일 납입한 금액에 대해 10%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웰컴저축은행도 비슷한 상품이 있다. '웰뱅워킹적금'은 기본금리 2.0%에 우대금리는 최소 100만보에서 최대 500만보까지 달성 구간에 따라 차등 적용해 최대 10%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 기간에 100만보 단위로 이를 달성할 때 1%포인트 우대금리가 지급되고, 300만보 달성 때는 이보다 3%포인트 높은 4%포인트가 지급된다. 최대 500만보를 달성하면 우대금리만 8%포인트다.
큰돈을 굴릴 수는 없지만 소액으로 할 수 있는 매일 적금도 인기다.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23일 출시한 '한달적금'이 출시 3일 만에 누적 100만계좌를 돌파했다. 31일간 하루 최대 9만원(계좌당 3만원) 이하 금액을 빠짐없이 납입하면 기본금리 연 2.5%에 매일 우대금리를 0.1%포인트씩 제고해 최고 연 8.0%까지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들은 고객 자금을 받아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신규 고객도 유치할 수 있는 파킹통장도 출시하고 있다.
지난 1일 OK저축은행은 최고 연 7.0%를 주는 파킹통장인 'OK페이통장'을 내놨다. OK페이통장의 특징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페이코·토스페이 등 4대 페이사에 결제·충전계좌로 등록하면 우대금리(연 3.0%포인트)를 준다는 점이다. 우대금리 조건까지 만족시키면 50만원 이하 예치금에 대해 연 7.0%, 50만원 초과분에 대해선 3.5%의 금리가 제공된다.
신한저축은행도 최근 모바일 가입 전용 입출금통장인 '참신한 파킹통장'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1억원 이하 금액에 대해 조건 없이 최대 3.5%의 금리를 제공한다. 1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금액에는 3.0%, 10억원 초과 금액엔 0.1%의 금리를 적용한다.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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