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미로' 탈출 열쇠는 SK하이닉스·현대차·MS·테슬라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마음 편하게 모아갈 만한 국내 주식으로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SK하이닉스, 현대차가 '빅4'로 꼽혔다. 해외 주식으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가 압도적인 우량주로 평가된다. 주식 시장 조정기에도 흔들리지 말고 이런 우량주를 뚝심 있게 매수하라는 조언이 하반기 머니쇼에 나서는 전문가들에게서 나왔다.
오는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막하는 서울머니쇼 플러스에서 거시경제와 주식시장을 아우르는 머니쇼 5대 연사를 인터뷰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 이주영 IP투자교육센터 대표 등이다.
김 교수는 작년까지만 해도 '닥터둠'(자산 시장 전망을 어둡게 봄)에서 올 들어 '상승론자'로 바뀐 대표 연사다. 김 교수는 15일 인터뷰에서 "명목 국내총생산(GDP), 광의통화(M2), 일평균 수출액에 비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15~20% 과소평가돼 있다"고 단언했다. 시장이 밀릴 때마다 국내 우량주를 사모으면 마음 편하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중한 표정과는 상반되게 그는 유망 업종을 콕 집어 말했다.
김 교수는 "경기 회복 국면의 초기에 있는 반도체, 중장기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조선 업종 그리고 일부 2차전지(배터리) 관련 종목이 좋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만으로 투자한다면 국가별로 한국 40%, 미국 30%, 일본 등 기타 선진국 15%, 중국 등 신흥 시장 15% 등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종별로 보면 미국 빅테크를 가장 많이 담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국내는 다양한 업종이 매수 기회이지만 미국은 오로지 빅테크만 매력이 있고 이들만 주가가 오르고 있다"며 "한국 주식 40%는 반도체(20%), 조선(10%), 배터리(10%)로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국내에서 중장기 투자할 만한 종목으로 삼성전자 HD현대중공업 LG에너지솔루션을 꼽았다.
미국에선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이 나 홀로 확대되고 있는 MS와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수익이 증가하고 있는 서비스나우, 사이버 보안 시장 강자 팰로앨토 등을 중장기 우량주로 선정했다.
작년부터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상고하저'(상반기에 좋고 하반기에 조정)를 외쳤던 윤 대표는 자신의 소신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향후 1~2년을 '박스피'라고 전망했다. 코스피가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고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란 의미다. 그는 "민간 부채의 짐이 무거운 데다 이익 전망치가 너무 높아져 주가가 대세 상승기로 접어들기엔 무리"라며 "'방망이'를 짧게 잡고 수익이 날 때마다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당분간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식시장은 끊임없이 투자자의 기대와 상장사의 이익 증가 노력이 접점을 찾는 시장"이라며 "내년 코스피 상장사에 대한 증권사 이익 전망치가 348조원으로 올해(289조원)보다 20.4% 늘어나는데 과연 기업들이 이를 달성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윤 대표는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대출로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이 지나치게 위축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 역시 많은 차입(대출)을 통해 성장해왔고 자사주 소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여 주가를 띄웠는데 고금리와 경기 하락으로 두 가지 모두 막혔다"며 "국내 상장사는 ROE가 추세적으로 내려가는 구간에 있어 지금 당장 매수하기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지금 국내 시장 상황이 2012년 유로존 재정위기와 비슷하다며 "이런 상황에선 일부 테마주나 실적주에 돈이 몰린다"면서 "애초부터 기대감이 낮은 자동차 업종, 구체적으론 현대차는 향후 수년간 모아가도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에프앤가이드 기준 현대차의 올해 말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3.99배에 불과하다.
머니쇼 연사 중 가장 강세론자인 박 대표는 '역발상 전략'을 강조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돈이 빠지고 있는 지금이 바로 매수 적기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지금부터 내년 6월까지 상승장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며 "올 들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되고 이에 따라 시장 금리 하락까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내려갈 경우 투자가 필요한 국내외 정보기술(IT)주들은 조달금리가 하락해 실적과 주가의 호재로 작용한다.
박 대표는 재고 조정이 끝난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고 부담이 낮은 반도체, 반도체 소재, 의류회사 중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국내외 플랫폼 상장사 등은 마음 편하게 모아가도 된다"고 밝혔다.
그는 재무지표를 통해 우량주를 선정하고 이런 곳에 실제 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성향의 투자자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중장기 우량주가 갖춰야 할 최소 두 가지 조건은 영업이익률 10%와 매출 성장률 5%"라면서 "이를 동시에 충족하면서 성장하는 국내 회사는 네이버, 삼성전자, KT&G이고 미국에선 블랙록, MS, 에어비앤비 등이 꼽힌다"고 말했다.
이달 30일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 그 속에서 우리의 투자 방향은'이란 주제로 강연하는 유 본부장은 미국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평소 철학을 밝힐 예정이다. 그는 자산 배분을 강조하면서도 미국 주식의 꾸준한 상승을 설파하는 '미국 빅테크 전도사'다.
유 본부장은 "내년에는 미국 기준금리가 하락 기조에 본격 돌입할 것"이라며 "금리를 곧바로 인하할 정도의 경기 침체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보는데, 유가는 더 이상 물가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고 상업용 부동산 위험(리스크) 역시 급격한 경기 침체를 가져올 정도가 아니어서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가 어렵다고 주식을 파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며 "AI와 로봇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신이 결국 인플레이션을 이기며 더 많은 효율성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AI 시장이 커지면서 그 수혜를 그대로 누릴 것이라고 봤다. 그는 LG엔솔도 중장기 투자 유망주로 봤는데 전기차 시장의 의구심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본부장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저가 배터리 적용 확대, 정책 불확실성 등 3대 악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배터리는 주행거리와 가격이 서로 반비례하는 상황인데 두 가지를 모두 잘할 수 있는 곳은 LG엔솔이 유일하기 때문에 반도체와 함께 중장기 우량주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주식업계 베스트셀러 '오르는 주식의 법칙' 작가로도 유명한 이 대표는 삼성전자와 같은 우량주를 꾸준히 모아만 가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금은 고금리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가 좋지 않지만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주식이 매우 싸 주식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면서 "고금리 상황을 중장기 주식 매수 구간으로 최대한 즐겨야 한다"고 밝혔다. 평소 삼성전자로 자산을 불린다는 이 대표는 "포트폴리오는 단순할수록 좋다"며 "포트폴리오는 반도체 40%, 배터리와 완성차 20%, 미국 나스닥100 ETF 20%로 구성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갖고 있으면서 급락을 노리는 게 낫다"고 전했다.
[문일호 엠플러스센터 증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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