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 먼 타국 사탕수수 농장서 독립자금 모금…20명 발굴

▲ 멕시코, 쿠바 한인1세대 독립운동가들

전남대학교 김재기 교수 연구팀은 오늘(17일) 멕시코·쿠바 등지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에 기여했지만, 서훈 추서가 안 된 20명을 발굴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전남대 연구년 학술연구비 지원을 받아 멕시코와 쿠바에서 현지 조사를 벌였습니다.

1905년 멕시코 농장으로 노동 이민을 간 한인들은 1909년 대한인국민회 멕시코지방회를 결성하고 독립자금을 모았습니다.

이들 중 300여 명은 1921년 쿠바 사탕수수 농장으로 재이주해 대한인국민회 쿠바지방회를 결성하고 각종 독립운동 자금을 냈습니다.

1930년 광주학생독립운동 소식이 멕시코와 쿠바에까지 알려지자 특별회의를 소집하고 지지대회와 특별후원금 모금 운동을 벌여 300여 명이 300달러를 모금했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멕시코에서 60여 명, 쿠바에서 40여 명이 한국 정부의 서훈에 추서됐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서훈이 전수된 독립운동가는 30여명에 불과했고, 서훈에 추서되지 못한 독립운동가도 200여 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교수 등은 멕시코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며 독립운동 자금을 댔던 김수권 선생 등 20명의 미서훈 독립운동가를 찾아냈습니다.

해남 출신으로 쿠바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 지지대회와 특별후원금을 냈던 주미엽 선생도 아직 서훈 추서가 안 됐습니다.

연구팀은 독립운동 공로가 인정돼 서훈이 추서됐지만 훈장 전달을 못 했던 독립운동가 20명도 발굴했습니다.

서훈에 추서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묘는 후손의 동의하에 대전현충원 등 국립묘지로 안장이 가능합니다.

김 교수는 "국가보훈부는 멕시코와 쿠바의 서훈 미전수자 및 미서훈자의 후손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며 "알 수 없는 묘지에 방치된 애국지사들의 묘지도 찾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전남대 김재기 교수 제공, 연합뉴스)

이강 기자 lee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