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한국…“바이든정부 출범 후 ‘대미 투자’ 최소 72조원”
삼성·LG·한화·SK 등 투자 집행 사례 언급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미 투자 장려 정책의 효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모두 2000억달러(약 258조6000억원)에 가까운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한국 기업의 최근 대미 투자 규모는 4분의 1 이상에 달한다.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 등 법제화를 포함해 ‘바이드노믹스’(Bidenomics)의 영향으로 전 세계 국가들이 미국으로 모여들고 있다”며 “특히 아태 지역에서 유의미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는 획기적인 미국 투자를 통해 경제 부흥을 꾀한다는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를 핵심 요소로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바이드노믹스는 미국에 대한 투자이자 중산층 재건이고, 아메리칸드림을 복원하는 방식의 또 다른 이름”이라면서 “하향식(top-down) 경제가 아니라 상향식(bottom up) 경제를 구축하는 것이며 미국에 대한 현명한 투자, 중산층 성장을 위한 교육,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비용 낮추기 경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백악관은 이날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정책의 효과를 설명하며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미국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아태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2000억달러 가까이 투자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 기업의 최근 대미 투자 규모는 아태지역 투자의 4분의 1을 넘는 최소 555억달러(약 71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백악관은 먼저 삼성그룹이 텍사스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에 170억달러(약22조4000억원)를 투자하고, 파트너들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위해 120억달러(약15조5000억원) 투자를 집행한 경우를 꼽았다. 삼성전자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약 22조원을 들여 텍사스 테일러시에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이 건설 비용이 10조원 이상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백악관은 이어 글로벌 풍력타워 점유율 1위인 CS윈드가 콜로라도 푸에블로에 2억달러(약 2585억원) 투자를 확대하고, 태양광 기업 한화 큐셀이 조지아주에 25억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 추가 투자를 발표한 것을 소개했다. 또 LG화학의 테네시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32억달러), LG 에너지 솔루션의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 투자(56억달러), SK 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 확대(150억달러) 등도 거론됐다.
앞서 지난 8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이 시행된 후 1년간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건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또 미국에서 아태 지역으로의 수출 역시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25%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의 이 같은 발표는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성과를 적극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주요 경합주인 러스트벨트 지역에서의 표심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흥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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