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인 서울' 임수정 "20년 전 '장화, 홍련' 아련해...홀로서기 후회 없죠" (종합) [인터뷰]
[OSEN=연휘선 기자] '장화, 홍련'으로 공포 장르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처절한 멜로에서, '전우치'로는 한국형 판타지의 성공까지 맛본 임수정이 영화 '싱글 인 서울'로 돌아왔다. 매니저도 없이 홀로 새로운 도전에 임하는 그를 만나봤다.
임수정은 17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영화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분)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 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영화다. 이 가운데 임수정은 현진 역을 맡아 웰메이드 현실 공감 로맨스를 담아냈다.
임수정은 "제 영화 보고 설레는 게 오랜만이었다. 연애 세포가 살아날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어 "이동욱 씨와 어떤 프로그램을 하다가 연애 세포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둘 다 진짜 세포가 다 죽어서 로맨스 영화의 어떤 주인공들 맞냐는 말을 들었다. 이건 정말 큰 일이라고 농담처럼 했는데, 영화를 보고 오히려 사라졌던 연애 세포가 새록새록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연말에 관객 분들이 많이 찾아와주셔서 몽글몽글한 마음을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다"라고 평했다.
그는 "캐릭터들도 뭔가 빈틈이 있었다. 영호나 현진 말고도 출판사 직원들도 다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운 캐릭터들이라 전반적으로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현실적으로 느껴진 부분이 있었다. 사랑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두 사람이 만나서 어떻게 티격태격하며 알아가는 과정에서 스며들고, 어느 순간 서로에 대해 싹트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 과정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수정은 "'싱글 인 서울'은 한참 전에 촬영했다. 코로나19 한창 심할 때 찍었다. 회식도 못하고 방역 규칙들 다 지켜가면서 찍었다. 그러고 나서 또 다른 영화 '거미집'을 먼저 찍었다. 제 입장에서는 현실적이고 리얼한 캐릭터를 하다가 과장된 '거미집'으로 넘어가는 게 순서가 맞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관객들이 거꾸로 보게 돼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얼마 전에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제 필모를 훑어주셨는데 운이 좋게도 너무 훌륭한 상대들과 로맨스를 했더라. 지금의 현진이가 그래도 더 좋은 게 자기 일에서 열심히 하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는데 알고 보니 개인적인 걸 신경을 못 쓴 빈 틈 있는 캐릭터라 자유로움을 느꼈다. 그 전의 로맨스 여자 주인공들은 뭔가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프거나 했다. 황정민 오빠랑 했던 '행복'도 남자 주인공을 너무 품어줘야 했다. 나 좋다고 했다가 다시 다른 여자가 좋아진다거나, '미안하다 사랑한다'나 '김종욱 찾기'도 있고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나 '전우치'까지 조금은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했다. 그런데 현진을 연기하면서는 정말 편했다. 그런 부분에 애정이 많이 가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싱글 라이프에 초점을 맞춘 '싱글 인 서울'. 임수정은 "딱 느낌이 오더라. 1인 가구도 많고 혼자서 삶을 살고. 저희 영화에서 영호와 현진 말고 출판사 직원들도 다 싱글이다. 다른 형태의 다양한 싱글들이 나와서 귀엽다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평했다.
실제 임수정의 싱글 라이프는 어떨까. '혼밥', '혼술' 등 싱글족의 대표적인 문화에 대해 임수정은 "영화처럼 혼자 고깃집 가서 혼자 고기 먹고 술 먹는 것까진 못했다. 그런데 '혼밥'은 다들 하시지 않나. 카페에서는 가능한데 저녁 먹는 자리는 아직은 저도 도전이 안 된다. '혼술'도 생각해 보니까 집에서는 해본 적 있지만 바 같은 데에서는 못해봤다. 그렇지만 혼자서 지내는 싱글 라이프도 저는 좋아하는 편이다. 현진이는 혼자는 싫고 함께가 좋다고 하는데 저는 '함께도 좋지만 혼자도 즐거워'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싱글인가 싶기도 하다. 물론 저는 제 싱글 라이프에 만족한다"라며 웃었다.
그는 "싱글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유로움이다. 제 또래도 그렇고 저랑 비슷한 나이의 여성들은 책임져야 할 게 있다. 가정, 아이, 부모님 같이. 아직은 제가 그러지 않고 오롯이 제 인생만 생각하면 되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는 자유로움을 갖고 있다. 가끔 친구들을 만나면 부러워 하더라"라고 밝혔다.
'로맨스 장인'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 배우인 임수정.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할까. 임수정은 "사실 제가 로맨스 장르를 많이 했지만 제 덕은 별로 없다. 저는 너무 훌륭한 로맨스에 특화된 상대 배우들을 많이 만났다. 소지섭 오빠, 약간의 결은 다르지만 황정민 오빠,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도 류승룡 오빠. 좀 다르지만 로맨틱 했다. 공유, 현빈, 강동원 결이 조금 다르다. '새드무비'라는 영화에서도 정우성 오빠랑 커플로 나와서 한 파트를 맞췄다. 그리고 이동욱까지. 저는 그들이 다 한 것에 얹혀 있었다. 어쩌면 로맨스 장르에 더 어울리고 매력이 넘치는 상대 배우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제가 그런 타이틀을 받을 수 있던 것 같다. 다 그 분들 덕분이다. 제가 너무 운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임수정은 "상대적으로 제가 상대 배우들보다 부드러운 이미지다. 그 분들은 다들 아름다움이 특화되게 보여진다. 제가 캐릭터에 잘 흡수되는 편인 것 같다. 그래서 로맨스 장르에서 여러 분들과 연기를 해볼 수 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이동욱의 결은 무엇일까. 임수정은 "단연코 이동욱"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 한 씬 특별출연을 해주셨는데 그때 잠깐 맞췄는데도 너무 베테랑 배우라고 느꼈다. 그래서 같이 호흡을 맞추는 긴 작품에서 해보고 싶었는데 그 기회가 빨리 왔다. 운이 좋게도. 진짜 연기 스펙트럼이 넓더라. 액션, 판타지, 스릴러 이런 드라마 장르부터 로맨스까지. 인간계와 비인간계를 넘나들면서 저승사자와 구미호라던지. 연기를 정말 유연하게 잘 하더라. 그런 부분이 단연코 최고였다. 최고를 꼽는다면 이동욱이다. 다 지나간 사람들이다. 나는 지금 이동욱 밖에 없다"라고 했다.
임수정은 "아닌 듯 제일 말을 잘한다. 본인도 유튜버라고 얘기할 정도다. 저는 제가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정말 큰 마음을 먹고 했다. 어려웠다. 제가 말재주가 있지 않고 정말 진지해진다. 그런데 유재석 씨와 조세호 씨가 잘 이끌어주셔서 그 분들이 베테랑이라 잘 나왔다. 그런데 이동욱 씨는 아닌 것 같으면서도 말을 예능감 있고 감각 있게 잘한다. 그 부분을 닮고 싶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동욱 씨가 유재석, 조세호 씨와 너무 친한데 조언보다는 '형이 잘 해줄거야'라고 해줬다. 실제로 갔을 때도 유재석 님도 '우리 욱동이랑 영화를 찍으셨군요?'라고 하면서 반겨주셨다. 너무 친하더라. 마치 동욱 씨가 있는 것처럼 4자 인터뷰인 것처럼 했다. 연기적인 측면 말고도 예능적인 감각이 많이 유연해서 동욱 씨도 스펙트럼이 넓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임수정은 "자기 개인이 중요해진 시대라는 생각이다. 영호가 혼자 살지 않는 자 유죄라고 하는데 혼자 살고 싱글라이프 추구한다는 걸 드러내지 않나. 그렇게 살거라고 자신의 추구를 드러내는 게 자연스럽고 오히려 더 멋진 시대가 된 거다. 그 전에는 어떻게든 서로 같은 생각을 갖든 다른 생각을 갖든 만나면 로맨스가 바로 이뤄지는 서사였다면 지금은 서로 탐색하는 시간이 걸린다고 해야 할까, 그런 과정이 아마 분명히 자신들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영호 안에 현진이, 현진 안에 영호가 들어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저는 눈치 채지 못하게 시그널을 보내는 것 같다"라고 스스로의 로맨스 스타일에 대해 평하며 "제가 진짜 오래 알고 친해져야 사랑스럽거나 애교 같은 게 나온다. 사실 조금 건조한 편이다. 표현을 한다고 하는데 건조하다. 서로 표현법의 취향이 맞아야 가까워진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을 열지 않더라"라고 했다.
다만 임수정은 "어릴 때부터 비혼을 생각한 적은 없다. 그렇지만 결혼을 빨리 하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가끔 여자 친구들을 만나면 어릴 때부터 빨리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꿈을 가진 친구들이 있더라. 저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언젠가 누구와 함께 살고 싶긴 하다. 독거 생각은 없다. 지금도 자연스럽게 '자만추'를 기다리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만남 자체가 쉽지가 않다. 그런데 '자만추'를 추구하다 보니까 더욱 기회가 적어진다. 그런데 저는 싱글 라이프조차 외로움을 많이 타는 타입은 아니라 연애 하는 사람이 없다면 나 혼자 잘 지내야지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마음이 조급하거나 한 건 없다. 자연스럽게 나랑 잘 맞는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혼자 있을 때는 '집순이'다"라고 말한 임수정은 "오래된 사람들이랑 만나서 와인 마시고, 문화 생활 즐긴다. 보통은 거의 집에 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는 걸 좋아한다. 말은 이러는데 '자만추'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임수정은 "이제 좀 나가볼까 한다. 와인 모임도 하고 싶고 친구들도 연락 오면 만나서 이렇게 저렇게 나가봐야 할 것 같다. 작년부터 연말 모임이 가능해지지 않았나"라고 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매니저 없이 혼자 활동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그는 "불편한 것 투성이다. 올해는 일을 할 생각보다 개인적인 시간을 더 보내려고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매니저 없이 활동하게 됐다. 그런데 큰 이벤트를 치르게 됐다. 칸 영화제도 다녀오고 '거미집'이 개봉하고 한 달 만에 '싱글 인 서울'이 개봉하고 안 하던 예능으로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나갔다. 정말 서포팅이 필요한 때에 어떻게든 해내고 있는데 제가 신기하다. 영화니까 가능한 것 같다. 드라마나 촬영을 해야 하면 사실 불가능하다. 지금은 홍보 활동이니까 가능한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오늘은 택시 타고 왔다. 출연료도 정해진 대로 주신다고 해서 받았다. 협상 같은 것도 말을 그렇게 해주셔서 너무 재미있었다. 사실 제안받은 다른 작품들이 있지 않나. 그런 것들도 고 부분만 살짝 빼놓고 논의가 되고 있는 게 있다. 그런 건 추후에 해도 되니까. 매니지먼트 차리자는 의견도 주셨는데 저는 그것보다 제작 쪽 일을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다. 법인 회사를 차리고 한다기 보다 기획하고 개발을 해서 작은 규모의 영화라도 작품성 있는 영화를 스크립트 단계부터 기획을 하거나 함께 제작을 하고 싶다. 아이디어를 내서 함께 기획하고 쓰고 있는 것들도 있어서 많은 얘기를 들었다. 유럽이나 할리우드는 마고 로비도 그렇고 여성 배우들이 점점 더 자기가 나서서 제작을 한다고 하더라. '바비'도 그렇게 탄생한 것이고. 여성 배우들이 자기 제작사를 차려서 규모는 적어도 작품성 있는 작품을 해서 영화제도 간다고 하더라. 한국은 아직은 여성 배우들보다는 남성 배우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 같아서 제작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얘기를 해주시더라. 지금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10년, 20년 안에는 그런 일도 병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가 제작사를 하기 보다는 어떤 작품에서 프로듀싱 역할을 기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선배 연기자 최민식도 매니저 없이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이와 관련 그는 "올챙이 시절 생각나 좋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임수정은 "저도 열아홉, 스무살 때 오디션 보다가 거의 20년 동안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좋은 돌봄을 받았다. 어느 순간 제가 거기에 익숙해져서 생각보다 새로운 도전에 겁이 많아졌다는 걸 느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만 벗어나도 불안하고 옆에 누가 있어야만 할 것 같고. 그런 것들이 자유롭게 일하는 데에 불편하다고 느꼈다. 자유롭게 혼자 움직이고 다양하게 일을 해보고 겁내는 걸 조금 없애게 됐다. 지금은 방송에서 몇번 이야기를 했지만 여행가방 하나 딱 들고 유럽이나 미국 오세요 하면 딱 갈 것 같더라. 가면 거기 알아서 진행하는 분들 있고, 아티스트들과 다 일을 하면서 소통하고 촬영할 수 있을 것 같더라. 이제는. 어쨌든 매니지먼트 관리와 돌봄도 지금도 필요하다. 벗어나려는 체험을 해봄으로써 차이점을 느껴서 더 자유로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홀로서기를 뒤늦게 한 임수정은 "후회는 없다. 그래도 관리와 돌봄, 서포팅은 필요하다. 지금이라 가능했다는 생각은 있다. 어쩌면 용기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30대 때 아예 이런 생각을 못했을 텐데 지금에 와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제가 윤여정 선생님처럼 연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다양한 걸 하면서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여성 서사에 당연히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나잇대도 다양하다. '싱글 인 서울'이 매력있는 지점이 로맨스 장르가 생각보다 어리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어리다. 그런데 로맨스가 그때만 있는 게 아니다. 30대, 40대, 50대도 있을 수 있다. 연애 세포는 죽지 않는다. 계속 사랑하고 싶어진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에 있어서 너무 훌륭한 외국 로맨스 작품들도 나오고 그런 걸 보면서 다양한 나잇대의 캐릭터들이 나오는 남여를 포함해서 그런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라고 했다.
'싱글 인 서울'처럼 실제 임수정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어떨까. 그는 "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연애 경험이 많이 없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몇몇의 경험을 꺼내서 영화로 만들던, 책으로 만들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상대방이 쓴다면 저와는 다르게 나올 것 같다. 기억이 정말 다르게 남는 것 같다. 서로가 기억하는 특별한 날이 있지 않나. 그게 서로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파주 출판단지에서 찍었다. 명필름 사무실이 거기라 자연스럽게 거기로 출퇴근을 헀다. 그 공간, 동네의 공기와 습도, 온도가 나왔다. 모든 게 다 '출판'이었다. 그 정서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게 됐다. 처음 준비할 때 출판사 관련된 분들을 만나서 전달해주신 것 같은데 그게 기억이 나진 않는다. 약간의 리서치를 했던 것 같다. 영화 속 장면 중에서도 현지인이 초반 부분에 종이책 공장을 처음 가봤다. 실제 공장이었다. 너무 좋았다. 저도 여전히 종이책을 좋아해서 그런 부분을 처음 들여다 보고 종이가 나오는 게 좋았다. 찍어나오는 모든 것들이 좋았다. 저한테 개인적으로 좋았다"라고 했다.
의욕적으로 촬영한 작품이지만 최근 한국 영화계 흥행은 참담하다. '거미집'도 31만 관객이 전부였을 정도. 이에 임수정은 "'거미집' 너무 좋았었는데 관객의 스코어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다기 보다는 언젠가 이 영화가 더더욱 시간차를 두고 더 대중에게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영화 시장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하는데, 그 때 추석 연휴 때 같이 개봉한 다른 작품도 보통이 추석 연휴 때에 비하면 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이 없었다. 다 어려운가 보다 그때 느꼈다. 다시 좋은 영화는 시간이 지나도 관객들이 다 찾아주실 것 같다. 어떤 방법으로든"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로맨스 장르의 클래식이 된 '미안하다 사랑한다', 공포 영화의 '장화, 홍련' 등으로 장르의 바이블로 불렸던 그에게 흥행 부담은 더욱 클 법도 했다. 그러나 임수정은 "20대 초중반까지는 전작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느꼈다. 필모그래피 하나하나를 잘 싸아야 한다고 느꼈다. 그러다 보니 더 신중해졌다. 그런데 더 폭넓은 도전보다는 그 안에서도 안전하게 찾으려고 했다. 이미 흥행을 거둔 성과에 겁이 난다는 게 있었다. 그 이후로 30대를 지나면서 영화가 잘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고 작품의 흥망, 성패를 경험해보고 나니 타이틀이 될 만한 큰 작품이 있다 하더라도 비슷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이제 든다"라고 했다.
이에 그는 또 다른 영화 '서울의 봄'과의 경쟁에 대해 임수정은 "영화가 좋다고 들었다. 다른 서울이지만 함꼐 잘 되면 좋을 것 같다. 장르가 다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 나왔을 때 '바비'가 나와서 '바벤하이머'로 흥행했는데 한국에서도 이렇게 다른 장르가 나와서 다녀보면 어떨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도중 임수정은 갑작스럽게 내린 서울의 첫눈에 기뻐하며 반색했다. 그의 모습은 20년 전 '장화, 홍련'으로 사랑받던 10대 같은 20대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변함없는 모습으로 이제는 홀로서기를 도전하며 새로운 꿈을 꾸는 배우. 임수정의 싱글라이프는 영화와 일상을 넘어 배우로서도 시작이었다. 그가 열연한 '싱글 인 서울'은 오는 2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