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상대 멱살 잡고 실점 빌미 실책까지…아르헨티나, 안방서 우루과이에 0-2 완패

맹봉주 기자 2023. 11. 1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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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절하는 리오넬 메시.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리오넬 메시가 고개를 숙였다.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아르헨티나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라 봄보레나에서 열린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5차전에서 우루과이에 0-2로 졌다.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의 남미 예선 패배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진 후 아르헨티나는 이날 전까지 패배가 없었다.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에도 거침 없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안방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1패를 안았지만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남미 예전 1위를 달렸다. 승점은 12점이다. 우루과이는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축구를 한 게 효과를 봤다. 승점 10점으로 아르헨티나를 추격했다. 남미 예선 조 2위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발롱도르 수상자 메시를 선발로 내보내는 등 전력을 다했다. 메시, 훌리안 알바레스, 니콜라스 곤살레스를 스리톱으로 가동했다. 엔소 페르난데스, 알렉시스 맥알리스터, 로드리고 데 파울이 중원을 지켰다. 니콜라스 타글리피아, 니콜라스 오타멘디, 크리스티안 로메로, 나우엘 몰리나가 포백을 형성했다. 골문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지켰다. 루이스 수아레스는 결장했다.

초반 분위기는 아르헨티나 쪽에 있었다. 메시를 중심으로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우루과이는 침착하게 대응했다. 일단 라인을 내려 수비에 치중했다. 특히 메시를 집중마크했다. 메시가 공을 잡으면 여러 명의 수비가 달라붙었다. 옷을 잡아당기는 등 거친 몸 싸움도 서슴치 않았다.

▲ 우루과이는 의도적으로 메시를 자극했다.

아르헨티나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자 흐름이 우루과이 쪽으로 넘어왔다. 전반 40분. 우루과이의 선제골이 터졌다. 비냐가 공을 뺏어 중앙으로 패스했다. 로날드 아리우호가 마무리 지으며 우루과이가 1-0으로 앞서갔다.

몰리나가 수비 진영에서 비나의 압박에 못이겨 공을 빼앗긴 게 치명적이었다. 아르헨티나가 이번 대회 남미 예선에서 첫 실점하는 순간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아르헨티나는 교체카드를 썼다. 베테랑 공격수들인 앙헬 디 마리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를 동시에 넣었다. 그럼에도 만회골은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우루과이의 추가골이 나왔다. 후반 41분 다윈 누녜스가 나홀로 돌파 뒤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쐐기골을 넣었다.

선제 실점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아르헨티나는 공을 빼앗기며 무너졌다. 델라크루스가 메시의 공을 가로채기해 역습의 시작을 만들었고 누녜스가 마침표를 찍었다. 메시는 자신의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되자 표정이 구겨졌다.

우루과이의 메시 괴롭히기 수비가 성공했다. 경기 도중 메시는 우루과이의 과격한 수비에 넘어졌다. 이후 메시는 신경질적으로 반응했고,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나왔다. 화가 잔뜩 난 메시는 올리베라의 멱살을 잡기까지 했다. 이날 메시가 우루과이를 상대로 얼마나 경기가 안 풀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우루과이는 정상적인 수비로는 메시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기 내내 반칙이 불리더라도 메시의 돌파 동선을 막는데 주력했다.

경기 후 메시는 인터뷰에서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을 칭찬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비엘사 감독은 올해부터 우루과이 축구 대표팀을 맡고 있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는 아르헨티나 감독으로 있었다. 메시와도 인연이 깊다.

비엘사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로 명성을 떨치는 인물이다. 강한 압박으로 상대로부터 공을 뺏어내 시종일관 몰아친다. 아르헨티나뿐 아니라 칠레 대표팀, 리즈 유나이티드 등 여러 팀들을 맡으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 메시는 우루과이전 고충을 털어놨다.

누구보다 아르헨티나 내부 상황을 아는 비엘사 감독의 전략이 통했다. 메시는 "우루과이와 붙으면서 비엘사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아르헨티나, 여러 클럽들을 거치며 독특한 스타일을 구사했다. 실력이 두드러지는 지도자다. 그런 비엘사가 뛰어난 우루과이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 경기하기 쉽지 않았다. 그들은 매우 거친 팀이다. 중원에서 몸 싸움에 능하고 빠르고, 단단한 선수들을 보유했다. 편하게 축구하지 못했다. 우리는 공을 오랫동안 소유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며 "경기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우리에게 좋은 흐름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루과이는 굉장히 피지컬한 팀이다. 또 좋은 조직력을 갖고 있다. 경기하기 너무 어려웠다. 늘 우루과이를 만나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는 2017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남미 예선에서 패배를 기록했다. 무려 25년 만이다.

한편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경기는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불렀다. 남미 예선 조 1, 2위의 맞대결인 동시에 메시와 수아레스의 만남 여부에도 주목됐다.

두 선수는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악동으로 유명한 수아레스지만 메시는 잘 따랐다. 두 선수는 바르셀로나에서 우정을 쌓았고 축구계 대표 절친으로 우정을 지속했다.

최근 수아레스는 미국프로축구 인터 마이애미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메시와 재회설이 주목받는 상황이라 국내외 축구 팬들 관심도가 높다.

둘은 2020년 소속팀이 달라졌다. 당시 수아레스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7년간 카탈루냐에서 동행을 마감했다.

▲ 경기 전 포옹하는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수아레스는 A매치 68골로 우루과이 축구 대표팀 역대 최다골 기록을 보유한 전설이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선 한국과도 싸웠다. 우루과이는 한국과 H조에 묶여 있었고 수아레스는 한국과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우루과이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에 밀려 조 3위를 기록, 조별리그에서 탈락 쓴잔을 마셨다. 수아레스는 1987년생으로 올해 서른여섯 살을 맞은 노장이다. 그러나 기량은 여전하다. 올 초 브라질 프로축구 그레미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번 시즌 리그 29경기 14골을 넣었다.

그러나 수아레스는 이날 출전하지 않으며 메시와 맞대결이 불발됐다. 다만 경기 전 메시와 수아레스는 진한 포옹을 하며 우정을 재확인했다.

아르헨티나와 함께 남미 2강을 이루는 브라질도 졌다. 같은 날 열린 경기에서 콜롬비아에 1-2로 역전패했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가브리엘 마르티네스의 선제골을 앞세워 1-0으로 리드를 잡고도 이기지 못했다. 뒷심이 약했다. 후반 30분, 34분 연이어 실점하며 승리를 내줬다.

부상 중인 네이마르의 공백이 느껴졌다. 브라질은 2승 1무 2패로 간신히 승률 5할을 맞췄다. 남미 예선 순위는 조 6위까지 떨어졌다.

조 1, 2위가 예상됐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나란히 패하며 월드컵 남미 예선도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루과이가 2위로 호시탐탐 1위 아르헨티나 자리를 노리고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 등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어느 팀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르헨티나의 다음 상대가 바로 브라질이다. 두 팀은 22일 브라질 홈에서 남미 예선을 펼친다. 조 순위도 중요하지만 남미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자존심 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남미 예선 최고 빅매치로 꼽힌다.

칠레는 파라과이와 0-0으로 비겼다.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도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볼리비아는 페루를 2-0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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