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0원 햄버거·600원 라면…‘꼼수 인상’ 판치는 시대에 가성비 통했다
3일 만에 3만개 넘게 팔려
500원~600원 라면도 불티
소비자 짠테크 챌린지 진화
“짜장면 7000원 시대, 짜장버거 2900원.”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 14일 이같은 문구를 내걸고 ‘짜장버거’를 출시했다. 짜장소스에 두툼한 고기 패티, 양파, 양상추가 들어간 짜장버거 단품 가격은 단돈 2900원, 세트는 4900원이다.
이색적인 조합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짜장버거는 출시 3일 만에 3만개 넘게 팔렸다. 하루 평균 1만여 개씩 팔린 셈인데, 이는 노브랜드 버거가 올해 선보인 신메뉴 중 일일 판매량 1위다. 짜장버거 인기에 힘입어 매장 평균 매출도 약 5% 신장했다. 노브랜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방위적인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값싸면서도 품질이 기대를 충족하는 ‘가성비’ 제품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다. 7월 2.3%까지 떨어졌다가 8월 3.4%로 반등한 뒤 오름세가 지속됐다. 여기에 가격은 그대로 두거나 올리는 대신 제품 용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떨어뜨린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기업들이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터라 가성비 제품들이 더욱 눈길을 끈다.
홈플러스에선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인 1개 500원짜리 자체브랜드(PB) 상품 ‘이춘삼 짜장라면’과 지난 9월 후속작으로 내놓은 600원짜리 ‘이해봉 짬뽕라면’의 누적 판매량이 1000만개를 돌파했다. 4개씩 들어 있는 라면 한 묶음이 250만개 넘게 팔린 것이다. 이춘삼은 ‘이것이 리얼 춘장 39.6%’의 줄임말로, 가격이 저렴한데도 춘장을 많이 넣었다는 점을 살린 이름이다.
GS25가 지난달 25일 판매를 시작한 ‘혜자로운 알찬한끼세트’는 2주만에 20만개가 나갔다. 비엔나김밥, 햄김치볶음밥, 계란볶음밥, 메추리알조림으로 구성된 세트가 2700원이다. GS25는 “고물가에 간편한 한 끼를 먹더라도 제대로 된 식사를 하겠다는 소비심리를 반영해 상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LF가 전개하는 남성 브랜드 TNGT의 경우 10만원 후반대인 ‘TNGT 구스다운’이 2021년 첫 출시 이후 ‘가성비 패딩’으로 입소문을 타 판매 호황을 맞았다. 지난달부터 이달 16일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늘었다.
내년에도 가성비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모니터는 최근 2024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를 발표하며 “한국에서는 ‘프리미엄 짠테크’와 같이 고물가로 인한 허리띠 졸라매기 소비에서 조금 더 진화한 소비 패턴이 주요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로모니터는 “계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짠테크 챌린지는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고 봤다. 이어 “프리미엄 짠테크를 추구하는 이들은 입소문 난 PB 제품을 찾고, 리워드를 얻기 위해 신용카드를 ‘리빌딩’(더 나은 혜택을 주는 카드로 갈아타는 것)하고, 퀄리티 갖춘 고품질 제품이라면 브랜드도 가리지 않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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