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자궁이식 수술 성공…선천성 질환 앓던 여성에 희망

국내 첫 자궁 이식 수술 성공 사례가 나왔습니다. 이식을 받은 환자는 현재 임신을 준비 중입니다.

이번 수술은 최초 이식 실패 후 재시도해서 성공한 사례로 자궁 '재이식' 수술 성공은 세계 최초입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지난 1월 '마이어 로키탄스키 쿠스터 하우저(MRKH) 증후군'을 앓던 35세 A 씨에게 뇌사자의 자궁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오늘(17일) 밝혔습니다.

A 씨는 현재 규칙적인 월경 주기를 유지하며 10달째 안정적 상태로 임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RKH 증후군은 선천적으로 자궁과 질이 없거나 발달하지 않는 질환으로, 여성 5천 명 중 1명꼴로 발생합니다.

난소 기능은 정상적이기 때문에 배란이 가능하고, 이론적으로 자궁을 이식받으면 임신과 출산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궁이식은 국내 첫 사례인 만큼 법적 자문과 보건복지부 검토,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심사를 거쳤습니다.

A 씨는 앞서 지난해 7월 친어머니의 자궁을 생체 기증받아 이식수술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바 있습니다.

박재범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는 "국내 첫 자궁이식 사례이다 보니 모든 과정을 환자와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간다는 심정으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며 "첫 실패의 과정은 참담했지만, 환자와 함께 극복해 환자가 그토록 바라는 아기를 맞이할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자궁 이식 수술은 지난 2000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시도됐지만, 자궁 안착에는 실패했습니다. 이후 2014년 스웨덴에서 자궁이식과 더불어 출산까지 성공한 첫 사례가 나온 바 있습니다.

지난 9월 국제 자궁이식학회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삼성서울병원 수술 건을 포함해 전 세계 19개국 27개 센터가 자궁이식을 시도했으며, 109건의 수술이 진행돼 66명의 아기가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삼성서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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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식 기자 (doctor@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