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저지 MVP, 인정한다" 1년만에 시원한 해명,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노재형 2023. 11. 17. 14: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는 메이저리거들의 메이저리거로 통한다. A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8월 19일(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서 2회말 그랜드슬램을 터뜨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와 오타니 쇼헤이가 동반 만장일치 MVP에 선정됐다. 사진=MLB.com 캡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예상된 결과였고, 당연한 보상이었다.

오타니 쇼헤이(FA)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두 번째 MVP로 선정됐다. 이번에도 만장일치였다.

오타니는 17일(이하 한국시각)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가 MLB네트워크를 통해 발표한 아메리칸리그(AL) MVP 투표에서 기자단 30명 전원으로부터 1위표를 받아 2021년에 이어 2년 만에 또다시 만장일치로 AL 최고의 선수로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총점은 420점.

월드시리즈 우승팀 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가 2위표 24개, 3위표 6개로 264점을 얻어 2위, 그의 동료인 마커스 시미엔이 216점으로 3위에 랭크됐다.

BBWAA가 지금과 같은 순위점수제로 MVP를 뽑기 시작한 1931년 이후 만장일치로 두 번 MVP에 오른 선수는 오타니 밖에 없다. 앞서 만장일치 MVP 18명은 각기 다른 선수들이었다. 올시즌 오타니의 활약은 2년 전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다.

타자로 타율 0.307(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 OPS+184, 투수로는 23경기에서 132이닝에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 167탈삼진, ERA+ 142를 마크했다. bWAR은 타자로 6.0, 투수로 4.0, 합계 10.0을 채워 2년 전의 8.9보다 1.1이 높다.

오타니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해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에 선정된 바 있다. 즉 2023년을 MVP로 시작해 MVP로 마무리한 셈이다.

MVP에 선정된 오타니 쇼헤이가 자신의 애완견과 등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MLB 트위터 캡처

오타니는 이날 MVP 선정 직후 MLB네트워크와 라이브 인터뷰를 가졌는데, 애완견과 함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애완견과 하이파이브 시늉을 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등 인터뷰 내내 편안한 일상을 보여줬다.

그런데 오타니는 통역 미즈하라 이페이를 통해 "분명히 말하지만, 난 작년에도 MVP를 타고 싶었다. 그러나 저지가 엄청난 시즌을 보내면서 MVP가 됐으니 그럴 만도 했다(deservedly so). 그래서 올해는 더 잘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게 무슨 뜻일까.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 AP연합뉴스

오타니는 지난해에도 역사에 남을 투타 겸업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AL MVP는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수상했다. 저지는 62홈런을 터뜨리며 AL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61년 만에 경신했다. 작년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의 화두는 저지의 홈런이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동시에 채운 오타니의 업적은 묻힐 수밖에 없었다.

MVP 투표에서 저지가 1위표 28개를 얻어 1위표 2개에 그친 오타니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그해 오프시즌 필 네빈 감독은 "오타니와 안부차 연락을 했는데, 자신이 MVP가 될 줄 알았다고 하더라"라고 밝히며 오타니의 심정을 전했다. 이에 대한 설명을 이날 MVP 수상 직후 한 것이다.

올해 오타니는 이미 지난 7월 MVP 예약을 마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월 말 현재 타율 0.305, 39홈런 OPS 1.087을 때렸고, 투수로는 9승5패,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8월 24일(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했다가 2회 팔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여름 내내 오른손 중지 손톱이 깨지고 통증이 와 고전하던 오타니는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강판해 투수로는 시즌을 마감하고 만다. 9월 초에는 옆구리 부상을 당하면서 9월 4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을 끝으로 타자로도 시즌을 포기했다.

그러나 AL MVP 레이스는 결정이 난 상황이었다. 오타니는 9월 20일 왼팔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다. 내년에는 타자로만 출전한다.

오타니는 "재활은 지금까지 잘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았을 때보다 훨씬 느낌이 좋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면서 "하지만 무리하지는 않는다. 정해진 순서대로 재활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더 건강하고 강한 몸 상태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오타니는 3년 연속 위대한 시즌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3년일 것이다. 오프시즌이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우리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라고 했다. FA 협상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